단국대병원, 방사선 뇌수술 장비 'ZAP-X' 국내 최초 도입
입력
수정
지면C6
두개골 절개 없이 방사선 조사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방사선 뇌수술 장비인 ‘ZAP-X’를 도입했다. 올해 1월 첫 환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현재까지 60여 차례 수술을 진행했다. ZAP-X는 뇌종양만 정확히 타깃을 잡아 저선량 방사선을 입체적으로 투여해 뇌종양을 치료하는 최첨단 방사선수술 장비다. 뇌종양 대부분과 동정맥기형과 같은 뇌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고, 삼차 신경통을 비롯한 이상운동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무혈·무통 뇌종양 수술 가능
충남권역 책임의료기관에 선정
○전신마취·개두술 없이 30분에 가능
방사선수술 장비는 차폐를 위해 지하 벙커나 1m 이상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필요해 건설비용과 기간이 길었다. 하지만 ZAP-X는 장비는 텅스텐 자체 차폐기능을 갖추고 있어 개방성이 있는 쾌적한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 또 정위틀(외부 고정기구) 없이 시술하기 때문에 국소마취도 필요 없고,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개두술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피부나 두개골을 절개할 필요가 없어 출혈이나 감염 위험도 없다.치료과정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하듯 누워만 있으면 된다. 치료 시간은 30분 이내에 끝난다. 단 한 번의 방사선 조사로 병변을 치료할 수 있어 통상적으로 하루 이틀 입원하거나, 입원 치료 후 당일 귀가할 수도 있다. 치료 후 다음 날부터는 직장업무를 비롯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2주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한 개두술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1년 전 뇌수막종(양성종양) 진단을 받은 곽유성 씨는 경과 관찰 중 방사선 수술 장비 도입 소식을 듣고 이 병원에서 수술받았다. 곽씨는 “마취도 머리절개도 하지 않아서 수술이 잘 될까 걱정했는데, 잠깐 누워있다 보니 수술이 끝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환자는 수술 전보다 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신경외과 진료를 통해 상태를 관찰 중이다.
○공공의료본부 출범·협력체계 구축
단국대병원은 올해 3월 보건복지부 주관 충남권역 책임의료기관 공모에서 신규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병원은 올해 7월 본관 5층 대강당에서 ‘단국대병원(권역 책임의료기관) 공공의료본부 출범식’을 열고 지역 협력체계 구축 사업을 본격화했다. 병원은 공공의료본부를 통해 필수 의료협의체를 구성하고 각종 정부 지정센터(응급, 외상, 심뇌혈관질환센터 등)와 지역 보건의료기관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또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퇴원 환자 지역사회 연계, 중증 응급·외상 이송·전원 및 진료 협력, 정신건강 증진 협력, 재활 의료 및 지속 관리 협력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공공의료본부는 다음달 천안 독립기념관과 천안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관리와 정신건강 관리를 주제로 강좌를 진행한다. 보건의료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도민들의 질병 관리·예방을 지원하는 등 지역 사회의 건강지킴이 역할도 담당할 방침이다. 박희곤 공공의료본부장은 “단국대병원은 충남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5개의 지역 책임의료기관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사람·건강·지역’을 잇는 공공보건의료 중심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ESG 경영 선포 및 상생 발전 방향 수립
단국대병원 직원 250여 명은 지난달 병원 대강당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개원 30주년을 맞은 병원이 지속가능한 상생 발전 방향을 수립하고, ESG 경영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김재일 병원장은 ESG 경영 중장기 목표로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경영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의료환경 △사회적 가치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실현 등을 제시했다. 노사 대표들은 ESG 경영 선언문을 낭독하고, 폐기물 총량 감소를 통한 환경보호 기여, 에너지 절감 및 용지 사용 최소화로 탄소중립 실천, 환자·내원객·직원이 만족하는 안전한 병원 구축, 지역 사회와 동반성장을 위한 공익활동 강화 등 세부 과제를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김재일 병원장은 “ESG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및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가치로, 사회적인 흐름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충남을 대표하는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환자 중심,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