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리포트] 현대차, 밸류업 '파격'…최소 배당·총주주환원율 등 제시
입력
수정
현대자동차는 오는 2027년까지 시행할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파격적 방안을 내놨다. 일회성 주주환원이 아닌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주주환원율 35%로 목표에 기반한 지속적인 주주환원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한경ESG] 밸류업 리포트 ③-현대차현대차가 파격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밸류업의 핵심은 배당성향을 25% 이상 높이고 총주주환원율(TSR) 개념을 도입한 것이 골자다.배당성향 높이고 주주환원율 적극 도입
현대차는 주주환원 정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35% 달성, 보통주 기준 1만 원 수준의 주당 최소 배당금을 도입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익이 줄어드는 경우에도 안정적 주당배당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분기 배당
금 2500원으로 3년간 총 4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이는 기존 분기 배당 2000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자사주 매입 소각 시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해 매입하거나 소각을 추진한다.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3% 소각으로 배당 가시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자사주 소각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다.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규모는 기대한 수준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장기 판매와 수익성, 자본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과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한 대응과 투자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견조한 이익 흐름과 낮은 밸류에이션, 우수한 주주환원 등 투자 매력도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적극적인 배당과 함께 현대차의 펀더멘털(기초 체력)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차의 수익성 지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익성은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와 내년에는 성장한 이익 체력의 견고함을 증명하는 구간”이라며 “내년부터는 미국과 인도, 국내 지역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가격경쟁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를 8~9%, 2027년 9~10%, 2030년 10%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오는 2030년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 10% 상승세를 달성한다는 계획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현대차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단기로 HEV 확대와 중장기적으로 모든 친환경차인 파워트레인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11~12%를 지향하고 향후 10년간 총 120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BEV·HEV·PHEV 등 친환경차 파워트레인이 동반성장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라며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포트폴리오 변화 대응력이 가장 탁월할 뿐 아니라 모든 파워트레인에서 수익성을 갖추고 있으며,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 미니 인터뷰>현대차 실적이나 기업 성장성에 대한 전망은.
“올해 전년 대비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OEM 중 도요타 및 기아와 함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추후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V 시장이 캐즘(chasm) 국면을 맞이했으나 ICE 및 HEV에도 강점을 지닌 만큼 단기적 대응이 가능하고, 중장기적으로 EV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ROE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2024~2026년과 유사한 수준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자본이 커지는 만큼 ROE가 하락할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것처럼 2025~2027년 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한다면 해당 리스크가 감소될 것이다. 또 수익성이 당사 예상을 초과할 경우 추가적 ROE 개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잘하고 있는 점은.
“현대차가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매년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단기 및 중장기 전망에 대한 회사의 전망을 시장과 공유하고 연간 가이던스 제시 및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업 설명회(NDR)는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본다.”현대차의 배당 정책에 대한 진단 및 평가를 한다면.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중에서도 대표적 경기 소비재이자 내구재 산업으로 경기에 민감하다. 배당에 대해 중장기적 약속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현대차는 최소 배당(연간 DPS 1만 원)과 주주환원율(35%)을 제시하며 중장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OEM 중에서는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한국의 기아와 함께 배당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