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의 나라' 독일서 곳곳 빈틈…통계청 오류로 경제지표 발표 못해

사진=한경DB
정확한 일 처리로 유명한 독일에서 최근 몇 달간 일부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통계청이 데이터 업데이트를 잘못 처리한 이후 복구가 지연되면서다. 이와 더불어 기차 지연, 도로 및 교량 낙후, 인력 부족 등 사회 곳곳에서 ‘빈틈’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 경제학자들은 독일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연방 통계청은 지난 5월부터 통계 오류 문제로 도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숙박업, 자동차 딜러 및 정비소 매출에 대한 시계열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해당 데이터들은 국내총생산(GDP)의 핵심 구성 요소이자 소비자 수요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 정보다.도이체방크의 독일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빈 윙클러는 “우리는 몇 달 동안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비스 부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FT는 “독일이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기에 (통계 미발표는) 경제학자들을 어둠 속에 남겨뒀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이 정부와의 비공식 대화에서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연방 통계청에 대한 감독은 여러 부처에서 맡고 있어 실질적인 조치가 없었다고 FT는 짚었다.

연방 통계청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통계청은 2019년 유럽연합(EU)의 통계 작성 지침 개선에 따라 업데이트를 진행해왔다. 통계청 관계자는 “복잡한 변경과 데이터 결함으로 인해 이전 방식으로는 지표를 발표할 수 없었다”며 “변경 이후 경제 데이터 보고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FT에 전했다. FT에 따르면 통계청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 정상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요르그 크래머 코메르츠방크 수석 경제학자는 “예전에는 신뢰도가 높았고, 공식 통계가 제때 발표된다는 사실도 그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통화 정책 입안자들과 투자자들은 중단된 데이터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