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이스라엘 동참하면 무기 내려 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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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외교무대 데뷔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중동 긴장 고조를 이스라엘 탓으로 돌리며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전례 없는 규모의 공습을 감행하자 국제 무대에서 확전 자제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 촉구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터진다면 전 세계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이스라엘은 더 광범위한 갈등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취임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처음 외교 무대에 섰다.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퍼부으며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나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558명이 숨지고 18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레바논 당국은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부터 동부까지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 공습을 가해 헤즈볼라 시설 1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레바논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무력 충돌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이 똑같이 할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파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와 러시아 무기 수출 문제에 관해서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가 준비됐고 다른 당사자도 준비됐다면 또 다른 회담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신 대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체결한 협약이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이 탈퇴하며 효력을 잃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의 대러시아 무기 수출 의혹을 부인하며 “건설적으로 관여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