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살리고 티빙도 살렸다…반응 심상치 않은 예능 제작진 정체

넷플 살린 '흑백요리사' 제작진, 티빙도 살렸다
'흑백요리사' 제작사 스튜디오슬램
'크라임씬 리턴즈'도 제작
JTBC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예고
/사진=스튜디오슬램
제작사 하나가 국내 1, 2위를 다투는 OTT 플랫폼 모두를 살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가 공개 첫주 글로벌 1위에 등극하며 돌풍을 일으키면서 제작사 스튜디오슬램 올해 상반기 티빙 최고 흥행 콘텐츠 중 하나로 꼽히는 오리지널 시리즈 '크라임씬 리턴즈'를 제작한 이력까지 주목받고 있다. 하나의 제작사에서 만든 콘텐츠가 상반기와 하반기, 국내 1위 OTT 플랫폼과 유명 글로벌 OTT를 오가며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이다.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이달 16∼22일 380만 시청 수(Views·시청 시간을 재생 시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해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화제성 분석 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9월 3주 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도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비드라마가 1위를 한 것은 올해 6월 3주 '미스터리 수사단' 이후 13주 만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어유선 연구원은 "'흑백요리사'가 공개 첫 주에 기록한 5만점에 가까운 화제성 점수는 22년 '환승연애 2' 이후로 가장 높은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성적" 이라며 "특히 24년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포함한 전체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담았다. 요리 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 셰프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나섰다.성공한 요리 사업가이자 예능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백종원의 새 예능' 정도로 평가받았던 '흑백요리사'는 참가자들의 진지한 경연과 요리에 대한 진심이 전해지면서 매회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백종원뿐 아니라 안성재, 최강록 등 출연자들도 화제성지수에 나란히 1위부터 3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흑백요리사'를 만든 스튜디오슬램은 KBS 예능 PD로 입사해 '해피투게더' 시즌2, 3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JTBC 이적 후 '신화방송', '크라임씬' 시리즈,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시리즈, '한끼줍쇼', '효리네민박' 등 흥행 프로그램을 선보인 윤현준 대표가 이끈다. JTBC STUDIOS 산하 제작 레이블로 2020년 설립돼 '싱어게인'을 시작으로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올해에만 '크라임씬 리턴즈'에 이어 '흑백요리사'까지 연속 메가 히트시키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크라임씬'은 정교하게 짜인 스토리 속에서 각자의 역할에 과몰입한 이들은 치열한 심리전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추리 세포를 자극해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다. 국내 최초 추리 예능이라는 평을 받았던 '크라임씬' 시리즈의 경우 윤 대표가 기획과 구성, 대본까지 꼼꼼히 살피며 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7년 만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이면서 예산도 5배 가까이 늘리면서 볼거리를 강화했고, '크라임씬' 시리즈의 정체성인 경력직 플레이어 장진, 박지윤, 장동민과 새롭게 영입된 신입 플레이어 키, 주현영, 안유진의 완벽한 시너지 역시 호응을 얻었다.공개 첫 주 기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크라임씬2', '크라임씬3'도 티빙 TOP20에 차트인하며 정주행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이다.

'흑백요리사'에 대한 반응도 심상치 않다. "요식업을 살리기 위해 나왔다"는 대가들의 바람처럼 번뜩이는 요리를 선보이거나, 백 대표, 안 셰프 등 심사위원에게 극찬받으며 주목받은 출연자들의 식당은 다음 달 예약까지 모두 가득 찬 상황이다. 백수저로 등장한 최강록 셰프의 식당의 경우 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 예약창이 열리자마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접속해 1분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반응에 윤현준 스튜디오슬램 대표는 한경닷컴에 "'크라임씬 리턴즈'의 경우 JTBC에서 선보였던 시리즈인데 이걸 OTT로 옮겨 오면서 규모나 예산 등의 부분에서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흑백요리사'를 한 넷플릭스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게 장점이 됐다"며 "그동안 다들 열심히 했지만 운도 좋았던 거 같다"고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 겸손함을 보였다.그러면서도 "방송 제작 환경이 어려워졌고, 오는 18일에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젝트7'(PROJECT 7)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새로운 게 나오지 않거나 정체되면 안 되게 됐다"며 "다들 고생이 많다"고 주변 사람들을 챙겼다.

특히 '흑백요리사'에 대해서는 "매번 촬영이 아침에 끝났다"며 "요리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보다 준비하고, 안전 점검을 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작은 사고 하나 없이 해냈다. PD와 작가를 비롯한 스태프가 많이 고생했다"면서 마지막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12부작인 '흑백요리사'는 이달 17일 1∼4부가 공개됐고, 24일 5∼7부가 공개됐다. 내달 1일 8∼10부, 8일 11∼12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