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노상현 "성소수자 베드신 시퀀스, 연장한 이유는…" (인터뷰②)

'대도시의 사랑법' 노상현 "이번엔 소심섹시"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노상현이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성소수자 흥수 역을 통해 '소심섹시'라는 수식어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노상현은 디즈니+ '파친코'를 통해 '병약섹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에 대해 "수식어를 만들어주는 분들이 정말 창의적인 것 같다. 재밌고 웃기다"고 말했다. 이어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선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냐는 질문에 "흥수는 병약하지 않은 캐릭터다. 소심섹시?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노상현은 디즈니+ '파친코'에서 선자의 남편이자 목사인 이삭 역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먼저 사로잡았다. 그는 상업영화 첫 주연작인 '대도시의 사랑법'에선 학업에도 여자에도 관심이 없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흥수로 분해 복잡한 내면을 섬세한 감정으로 풀어낸다.

캐릭터가 성소수자라는 점은 그에겐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다. 극 중 배우 정휘와 베드신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이성과의 신과 차이가 있다. 없을 순 없다"고 떠올렸다. 이어 "처음보다 시퀀스가 길어진 상황이었다. 오히려 제가 연장하면 어떨까 제안했다. 캐릭터의 특징이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았으면 했다. 현실적으로 흘러가는 영화인데 제한적인 시선 때문에 베드신이 보여지지 않는다면 아쉬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상현은 '대도시의 사랑법'을 위해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고. 그는 "우리 모두가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지 않나.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 말이다. 그들의 스토리를 들으며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깊이 들어가 보면 비슷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고독, 답답, 수치스러움 다양한 감정들이 있더라. 무언가로부터 억눌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겠고, 진심으로 잘해야겠다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언희 감독과 김고은, 노상현은 클럽을 누비며 친분을 다졌고, 노상현은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들만의 언어, 행동 등에 대해 배운 게 많다고 했다.

노상현은 "감독께서 성소수자들에 대해 디테일하게 조사를 많이 하셔서 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했고, 현장에 다가가서는 자유분방하게 풀어주셨다. 우리가 캐릭터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는 법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에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후보로 올랐던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의 '재희' 파트를 원작으로 '미씽: 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0월 1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