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대출 6600억원 추가 공급

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일반적인 경우라면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됐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지난 1년 6개월 동안 6600억원의 신용대출을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말부터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대출 심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1년 반 동안 추가적으로 선별한 중·저신용자가 같은 기간 취급한 전체 중·저신용대출 중 15%(건수 기준)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액 기준으로는 6600억원이다.카카오뱅크 스코어는 카카오뱅크가 카카오 공동체와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금융결제원, 다날 등과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이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대출 심사에 적용하면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기존 금융정보 위주의 신용평가모형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에 대한 변별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에도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해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적용했다.

사업역량이 뛰어난 소상공인이더라도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신용정보가 부족하면 대출이 불가능했던 전통적인 평가모형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금융정보 위주 평가 시스템에서 거절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신청 고객을 추가 선별해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이러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의 성능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4조7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비은행권 대출 상환을 통한 이자 부담 경감, 신용상태 개선 등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에서 중·저신용대출을 받은 고객(대출 갈아타기를 통한 대환 건 제외)을 분석한 결과, 43%의 고객은 대출 실행 당시 저축은행·캐피탈·카드사 등 비은행업권 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평균 대출 잔액은 1000만원이었다.해당 고객 3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대출을 실행하고 1개월 후 비은행권 대출 잔액이 평균 400만원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평균 신용점수는 761점에서 797점으로 36점 상승했다.

대출을 받을 경우 일반적으로는 부채 증가로 인해 신용점수가 소폭 하락한다. 하지만 비은행 대출을 일부 또는 전부 상환한 중·저신용 고객의 경우 부채 증가효과 대비 고금리 대출 감소 효과가 커 신용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앞으로도 카카오뱅크는 대안정보 제공 기관과 정보 활용 범위를 지속 확장해 신용평가모형의 성능을 정교화하고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 등 금융취약계층 대상 대출 공급을 확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