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진, 세계 최초 non-GMO 제초제 저항 식물 제작 성공

엽록체 유전자 정밀 교정 이용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난 해소에 활용
사진=게티이미지
그린진은 세계 최초로 엽록체 DNA를 정밀 교정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비유전자 변형식품(non-GMO) 제초제 저항 식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관련 연구는 식물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 IF=17.1)에 이날 게재됐다. 공동 제1저자는 목영근 수석 연구원과 홍성현 연구소장, 교신저자는 김진수 최고기술경영자(CTO)이다. 그린진은 김 CTO가 2022년 5월 설립했다. 툴젠 창업자인 김 CTO는 유전자 가위 분야 세계적 석학이다. 그린진의 연구개발(R&D) 핵심 목표는 인류가 당면한 최대 난제인 기후 위기와 식량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김 CTO는 그린진의 R&D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식물은 지구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1차 생산자이다. 광합성이라는 기작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탄소 화합물)로 변환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 조절에 기여한다. 광합성은 식물 세포 내의 엽록체라는 세포소기관에서 발생하며, 엽록체는 광합성에 필요한 단백질들의 유전 정보를 가진 자체 DNA를 가지고 있다.

현재 DNA 교정기술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카스(CRISPR-Cas)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는데 필요한 가이드 RNA를 엽록체 내부로 보낼 수 없다. 이 때문에 엽록체 DNA 교정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진들에 의해 개발된 단백질 기반 염기교정효소, DdCBE, TALED 등을 이용해 시토신(C) 염기를 티민(T)으로(C-to-T) 또는 아데닌(A) 염기를 구아닌(G)으로(A-to-G) 교정할 수 있게 됐다. 그린진 연구팀은 TALED를 식물 엽록체 DNA 교정에 적용했을 때 A-to-G 교정 이외에도 원치 않는 C-to-T 교정이 함께 일어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ALED에 우라실-DNA 글리코실레이즈(UDG)를 융합해 C-to-T 교정 중에 생성되는 우라실(U)을 UDG가 제거해 결과적으로 A-to-G 변이만 유도되게 했다.

나아가 이 기술을 이용해 광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D1 단백질을 코딩하는 psbA 유전자의 특정 염기를 교정해 제초제 저항 식물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유전자의 도입이나 엽록체 게놈 상에서 다른 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식물체를 확보했고, 미국 농무성(USDA)으로부터 상세한 기술 검토를 거쳐 GMO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non-GMO 인증을 받았다.

이정은 그린진 대표는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그린진의 기반 기술인 독보적 엽록체 유전자 정밀교정이 농작물 개발의 사업화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추가로 그린진 연구팀은 시장 파급력과 미충족 수요가 큰 잔디 시장을 목표로 제초제 내성 잔디를 개발하고 있으며, 팁스 과제에도 선정됐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홍성현 연구소장은 “현재 그린진은 탄소 저감의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엽록체 DNA 정밀 교정기술을 활용하면 광합성의 핵심 효소인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루비스코(Rubisco)의 반응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