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 ETF에 역대급 자금…"은퇴자에 매력"

올 들어 2150억달러 순유입
금리 인하에 가격상승 기대
'TLT' 5개월 만에 10% 상승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쏠리면서 채권 ETF에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됐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Fed의 금리 인하로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집계 결과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채권 ETF에 215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2021년 연간 순유입액인 2130억달러를 뛰어넘은 규모다. 특히 액티브 채권 ETF 수요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채권 ETF에 순유입된 자금의 40%가 액티브 채권 ETF로 흘러 들어갔다.고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 가격은 금리가 떨어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장기채 ETF 가격은 4월 말까지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상승하는 추세다. 미국 대표 채권 ETF인 ‘아이셰어즈 20년 미 국고채 ETF’(TLT)는 4월 30일 88.22달러에서 이달 25일 97.83달러로 5개월여 사이에 10.8% 급등했다. 또 다른 장기채 ETF ‘아이셰어즈 코어 US 종합 채권 ETF’(AGG)는 같은 기간 6.25% 올랐다.

블랙록과 뱅가드가 각각 지난해 출시한 액티브 ETF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뱅가드 코어 플러스 채권 ETF’(VPLS)는 4월 30일부터 이날까지 6.13%, ‘블랙록 플렉시블 인컴 ETF’(BINC)는 같은 기간 3.16% 상승했다.

월가에서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채권 ETF의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정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살림 램지 뱅가드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은퇴 인구가 늘어날수록 고정 수익을 얻는 자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며 “주식 대비 투명성이 낮고, 비효율적인 채권 시장에서는 액티브 투자 전략을 적용할 기회가 더 많다”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