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 의식으로 중무장, 글로벌 '매력 국가' 만들자

대한민국, 초일류 선진국으로 가자

제언(4) 존경받는 초일류 시민 국가
외세 침탈과 동족상잔, 전후 복구와 경제 개발의 긴 터널을 지나니 선진국이었다. 대한민국호 열차는 쉴 새 없이 달려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6000달러 달성, 연간 수출액 6000억달러 돌파, 메모리 반도체 및 조선업 분야 세계 1위 등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입…. 한국 경제 60년의 성과다. 눈부신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단숨에 강대국을 따라잡으려는 욕망은 시민의식이 함께 성장할 틈을 주지 않았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한국인은 덩치만 큰 애어른 같은 모습에 머물러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등과 89개국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2024년 ‘세계 최고의 나라’ 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18위를 차지했지만 시민의식 항목에서는 42위에 그쳤다. 세부 항목 중 ‘인권 중시’는 36위였고, ‘인종 평등 의식’은 87위에 그쳤다.시민의식은 문화와 함께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다. 한국 역시 K팝, K무비, 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국가의 매력 자본을 키워 왔다. 안타깝게도 K콘텐츠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시민의식도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다.

대한민국호 열차가 소프트파워로 충전된 엔진을 장착하고 다시 질주해야 할 때다. 스스로 자유, 인권, 다양성, 배려, 관용 등 보편적 가치를 받들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초일류 시민이 돼야 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인의 의식주를 지배하는 ‘한류 5.0’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 우리 국민이 BTS, 블랙핑크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때다.

임도원 국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