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민희진·하이브…"돈 줄테니 나가라고" vs "거짓 주장"

뉴진스 '최후통첩일' 지났지만 갈등 지속
팀 성과 집계·활동 중단 책임 두고도 '이견'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사진=김범준 기자, 변성현 기자
그룹 뉴진스가 하이브를 향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대표이사직에 복귀시켜달라며 제시한 기한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 전 대표는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임 심경을 밝히며 하이브를 공개 저격했다.그는 "납득할 뚜렷한 해임 사유가 없다", "자회사 사장이 모회사의 심기를 대놓고 거스른 데 대한 공개 처형", "가처분 승소 이후 하이브로부터 돈을 줄 테니 받고 나가라는 협상안이 변호사를 통해 들어왔다" 등의 주장을 하며 하이브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했다.

이에 하이브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다"며 "하이브는 '돈을 줄 테니 받고 나가라'는 협상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이 당사로서는 황당할 따름"이라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진행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내외부 제보를 바탕으로 진행했으며, 경찰 조사도 진행 중인 중대한 사안"이라며 "민 이사는 감사를 '우발적 감정',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불법적으로' 했다고 주장했으나 감사는 우발적으로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 외부 제보가 이어짐에 따라 착수됐다"고 밝혔다.이어 장기간에 걸쳐 회사를 공격할 방법을 모색해왔고, 투자자를 만난 정황도 확인됐다면서 "민 이사 본인은 정작 회사 감사에 아직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희진 레이블'에 대한 독립성 보장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이브는 "민 이사는 대표 시절 다른 어떤 레이블보다 제작과 경영에 대한 전권을 보장받았다. 일체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풋옵션, 연봉, 처우, 활동 지원, 프로모션 등에 대해 다른 어떤 레이블보다 큰 혜택과 지원을 누려왔다"고 설명했다.

해외 PR 대행사에서 비방 자료를 뿌렸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해당 회사는 '민 이사에 대한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고 그런 주장을 한다면 거짓말'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또한 빌보드 칼럼니스트 제프 벤자민도 민 이사에게 비방 가득한 자료를 받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답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룹 뉴진스. /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뉴진스의 일본 내 음반 판매량과 관련해서는 "출하량과 판매량 기준을 혼용하며 교묘히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브는 "'일본에서만 102만장이 팔렸다'는 기사 내용이 너무나 큰 사실 왜곡이어서 당시 공개돼있던 오리콘 차트 데이터로 판매량을 설명한 것"이라며 일본레코드협회의 골드(10만장) 인증 역시 출하량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는 현 사태로 인해 기획했던 뉴진스의 깜짝 팬미팅과 다음 음반 작업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뉴진스에 대한 하이브의 업무방해라고 했는데, 하이브는 "하이브의 업무방해가 아닌, 민 이사의 업무태만과 의사결정 지연 때문"이라고 맞섰다.

하이브는 "어도어는 한국 팬미팅 장소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고려하고 있었으나, 잔디 이슈로 대관이 거절됐다. 신규 리더십이 이에 대한 대안 마련과 새 앨범 등 논의를 위해 실무 의견을 모아 민 이사에게 여러 차례 미팅을 요청하고 이메일 등으로 커뮤니케이션했으나 민 이사는 답변을 미루거나 갑자기 장기간의 휴가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지난 8월 어도어가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해임한 것에 대해서도 "이사회 안건은 협의의 대상이 아니고 사전 통지 의무도 없으나, 개최 3일 전 명확히 고지됐다"면서 "해임 사유에 대해 '납득할 뚜렷한 사유가 없었다'고 했으나, 이사회는 신뢰 관계 파탄 외에도 '프로듀싱과 대표이사 업무를 분리하는 게 정책적으로 적정한 상황' 등의 설명을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 이사는 허위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전파하는 것만으로도 경영자로서의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난다. 본업에 복귀해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한 업무에 매진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