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려다가 마음 바꿨어요"…황금연휴 '이곳'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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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황금연휴 "국내로 떠난다"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한모 씨는 이번 황금연휴에 강원도 고성으로 떠날 계획이다. 10월2일 연차를 사용해 4일간 쉴 수 있어서다. 한 씨는 "갑작스러운 황금연휴에 해외 대신 국내로 여행지를 알아봤다"며 "연휴에 숙소를 잡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강원도 지역에 숙소가 꽤 많았고, 할인쿠폰으로 비용도 아낄 수 있어 국내 여행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해외여행보다 6배 이상 수요 높아
국군의 날(10월1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계획에 따라 최장 9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시작된 가운데 연휴 기간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 수요가 6배 이상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시공휴일 지정과 숙박할인권 제공 등 정부가 국내 여행 수요를 촉진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29일 여행업계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국군의 날과 개천절이 포함된 징검다리 연휴에 국민 10명 중 절반가량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만 19~6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3%가 첫 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10월 첫 주 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의 80.7%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새롭게 여행을 계획했다'고 답했다. 임시공휴일을 포함해 떠나는 여행은 국내 여행이 86.5%로 해외여행(13.5%)보다 많았다. 통상 황금연휴에는 해외여행 수요가 높다고 알려져있다. 하루 이틀 정도의 연차를 사용하면 장기간 여행이 가능해서다. 다만 이번 황금연휴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발생한 징검다리 휴일이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지난 3일에 결정됐다. 회사와 학교 등 공휴일 운영 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장거리 여행 계획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내 관광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뒷받침하기 위해 진행 중인 '대한민국 숙박 세일페스타'는 국내 여행 수요를 이끌어 냈다. 선착순 발급 중인 할인권은 지난 4일 야놀자, 여기어때 등 일부 플랫폼에서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문체부는 할인권 물량을 당초 20만장에서 50만장으로 대폭 늘리고, 사용기간을 10월13일에서 11월24일까지 연장하는 등 행사를 대폭 확대했다.또 4분기 국내관광 수요 촉진을 위한 대책으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간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흐름이 지속되는 데다 비수기로 꼽히는 4분기 국내 여행 수요 위축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캠페인을 통해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특히 숙박 할인이 큰 인기다.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숙박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2~3만원 할인권을 1인1매 선착순으로 발급 중이다. 7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3만원 할인권을, 2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2만원 할인권을 지원한다. 10만원 짜리 숙박 상품을 7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플랫폼별 추가 할인 혜택까지 지원돼 할인 폭이 크다. 할인이 적용되는 시설은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등 국내 숙박시설로 미등록 숙박시설과 대실에는 사용할 수 없다.
앞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이번 연휴 기간 국내 여행은 가족과 함께 떠난다는 비중이 전체 69.6%로 가장 높았다. 목적지는 강원 지역이 2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산(15.1%), 제주(10.8%)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 목적으로는 맛집방문(58.4%), 휴식 및 휴양(49.5%) 등 이었다.반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은 여행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계획이 없는 이유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34.8%)와 '여행 경비가 부담된다'(30.2%)는 응답이 높았다. 연구원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 방문을 촉진하는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과 함께 여행경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