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산 과자에 '수박' '찍먹'…K푸드 한글표기 '붐'

오리온, 베트남서 만든 과자에
'수박' '찍먹' 등 한글로 표기
맛있다 연상케 하는 '마시타'
베트남 내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이 오리온의 '초코파이 수박'을 살펴보고 있다/ 오리온 제공
오리온이 올 여름 베트남에서 선보인 초코파이 여름 한정판 ‘초코파이 수박’ 제품 겉면에는 ‘수박’이 큼직하게 한글로 표기됐다. 현지 매장 점주 사이에서는 “한글이 써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는 반응이 나왔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외서 생산·판매되는 K푸드 중에서 초코파이 수박처럼 제품명이나 브랜드에 한글을 직접 표기한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해외시장서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을 펼쳤던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오!감자(현지명 따요) 찍먹’을 출시하면서 ‘찍먹’이라는 한글을 그대로 넣었다. 현지에서 찍먹이 한국 음식을 먹는 행위를 나타내는 고유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오리온이 지난해 출시한 베트남판 '꼬북칩'인 '마시타'/ 오리온 제공
오리온이 같은 해 베트남에 출시한 ‘꼬북칩’은 아예 현지 제품명을 한국어 ‘맛있다’를 연상케 하는 ‘마시타(Masita)’로 표기했다. 국내서 생산해 수출된 제품이 아닌 현지 생산 품목 포장지에 이처럼 한글이 쓰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한글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글 표기 제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초코파이 수박은 현지 매장에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새 '비비고' 로고/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비비고 브랜드 로고(BI)를 변경하면서 영문(bibigo)만 표기했던 이전과 달리 한글을 함께 넣었다.

한국 식문화를 함께 나누는 사람과 사이의 연결을 의미하는 ‘밥상’을 형상화하면서 한글을 함께 넣어 한국의 K푸드 브랜드라는 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