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할 수 있을까…美 제조업·고용 지표 '주목' [주간전망]

NH투자 "코스피 예상 범위 2580~2750"

마이크론 호실적·중국 경기부양 긍정적
미국 ISM 9월 PMI·고용 보고서 주목해야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선 이번주(9월30일~10월5일) 국내 증시에서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봤다.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대형 반도체주, 중국 경기 부양책 수혜주인 화학·철강 업종이 대표적이다. 다만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흐름 범위를 2580~2750으로 제시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고, 마이크론이 호실적이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인공지능(AI) 수요로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기록한 점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감으로 이어졌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과잉 공급 이슈가 일부 해소됐다는 점에서 대형 반도체 및 HBM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중국 경기 부양책 관련 종목에도 주목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경기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나 연구원은 "경기 부양책 발표 후 관련 업종인 화학과 철강주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022년 이후 우하향하고 있어 더 나빠질 것이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국내 소재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개선될 수 있으나 부양책 효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소재 업종 주가가 바닥에 있기 때문에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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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지표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는 1일 미국 제조업 지표가 발표된다. 앞서 7월과 8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밑돌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ISM의 9월 PMI는 47로 전월치(47.2)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기 선행 지표인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뜻한다.

4일엔 미국 9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미국 경제지표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고용과 같은 경기 후행지표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경기 침체 우려, 미국 중앙은행(Fed) 실기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 변동폭은 이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7월, 8월 경제 지표가 공개됐을 때 이미 매를 맞아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8월 코스피 저점(장중 기준)보다 9월 코스피 저점이 높다"며 "고용 지표 발표 후 저점은 2500위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지표 발표 후 경기 침체 불안심리와 증시 변동성은 정점을 통과한 후 축소될 것"이라고 추정했다.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투표 의향층 유권자 1348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4일(현지시간) 조사한 결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지지율은 49%(오차범위 ±3.7%포인트)로 같았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대선 레이스에 등판한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경합주로 바뀌었다.

1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생방송 TV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토론이 대선 판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2차 TV 토론이 무산되며 부통령 후보 간의 토론이 대선 전 유일한 방송 토론회가 됐기 때문이다.

나 연구원은 "토론회에서 우위를 점한 후보와 관련된 업종 트레이드가 나올 수 있다"며 "최근 미국 대선 후보 지지율에 따라 국내 2차전지주 주가가 움직이고 있어 토론 결과에 따라 2차전지주 주가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2차전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주는 해리스 부통령 수혜주로 꼽힌다. 방산주, 가상자산 등은 트럼프 관련주로 분류된다.이번주 국내 증시는 1일과 3일 각각 국군의 날, 개천절을 맞아 휴장한다. 중국 증시도 국경절 연휴를 맞아 2일부터 7일까지 휴장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