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힘을 과신한 바이든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alter Russell Mead WSJ 칼럼니스트
중동 전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폭탄이 떨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특사들은 당사국을 찾아 폭력을 멈추라고 계속 촉구하고 있다.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를 사랑하지만 외교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미국 역사상 이번만큼 중동 외교에 전념한 정부는 없다. 바이든 정부는 이란을 미국과 핵 협정에 복귀시키려 했지만 실패했고, 새로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를 시작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수단 내전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정식 외교 관계를 맺도록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외교를 통해 예멘 전쟁을 해결하려 했지만 이 또한 실패했다.

지난 1년간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중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고위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휴전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분쟁이 극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하마스, 후티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나 헤즈볼라도 미국이 올바른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이든 정부는 중동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원한다.

정반대 효과를 낳은 중동 외교

바이든이 싫어하는 중동 전역의 갈등은 그의 정책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철수를 시도할수록 영향력은 줄어든다. 미국이 출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분명해 보일수록 미국의 힘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감소한다. 미국의 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수록 이란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물러나더라도 이란의 침략을 억제할 수 있다고 이란과 아랍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강경하고 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가 무엇이고, 외교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잘못 판단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 전쟁 중 정치적으로 성인이 됐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로 정치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이다. 바이든은 달성 가능한 정치적 목표와 무관한 군사력 투입이 종종 값비싼 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알고 있다. 그는 군사력에 대한 과신을 거부하고, 외교에 비슷한 마법의 힘을 부여했다. 하지만 달성할 수 없는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는 외교는 군사적 모험주의만큼 잘못된 것이며, 궁극적으로 비용도 많이 든다.

실패한 바이든 정부의 외교

1930년대 미국은 일본의 중국 정복 시도가 부도덕하고 미국 이익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순진한 평화주의와 맹목적인 고립주의로 인해 진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미국은 일본의 침략에 저항하지 않고, 일본의 정복과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외교적 입장만 취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중국을 돕지 못했다.중동 정책에서도 적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미국의 소망과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 이는 지역 평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바이든의 외교관들은 손을 움켜쥐고 더 나은 시기를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실패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승리할 방법을 모르는 전쟁에 투입된 군인들처럼 바이든 정부의 외교관들은 지도자가 생각하지 못한 불가능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원제 ‘Biden’s Diplomatic Magical Thi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