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1위' 지하철 강남역, 절도 범죄도 1위 불명예

강남역 역명 병기 낙찰가 11억
고속터미널역 성범죄 가장 빈번
하루플란트치과 김형규 원장과 자우림 김윤아 부부 /사진=변성현 기자
역 이름 판매로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이 지하철 범죄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역은 서울지하철 역 중 하루 이용객이 16만 명으로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역 이름에 별도 이름을 표기할 수 있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에서 최고 금액으로 낙찰된 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으로 계약 금액은 11억1100만원 규모였다.공사는 2016년 역 근처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한 2017년 5월 이후에는 추가 사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 재개했다.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지하철 1~8호선 구간의 276개 역 중 이 사업을 통해 건물·기업 이름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 역으로 간주)다. 공사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149억7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강남역에 이름을 병기한 치과는 홍보 효과를 노려 입찰 기초금액(4억5378만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해 역 이름을 샀다. 순환선인 2호선의 역이름이 주로 낙찰가가 높았다. 2호선 성수역(CJ올리브영·10억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7450만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100만원) 순이었다.

이름값이 높은 강남역은 절도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강남역에선 119번의 절도 범죄가 발생했다. 종로3가역(87건) 사당역(84건) 고속터미널역(80건) 신논현역(73건)이 강남역의 뒤를 이었다. 성범죄 발생이 가장 잦은 곳은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141건)이었고 사당역(124건) 홍대입구역(118건) 강남역(117건) 순으로 나타났다.서울지하철 범죄는 지난해 3516건으로 2022년(3378건)보다 약 4% 늘었다. 1408건(42%)인 점유이탈물 횡령 다음으로 성범죄(1230건·36%)와 절도(855건·25%) 사건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고속터미널역과 홍대입구역처럼 인파가 몰리는 곳의 범죄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