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심사 지연에…4분기 'IPO 막차' 경쟁 불붙었다

기업공개 나서는 기업
4분기 40여곳 달할 듯

수요예측·일반청약
일정 중복 불가피해
'옥석 가리기' 심화
4분기 공모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40여 개 기업이 일제히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일정이 늦어지면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기업의 상장 일정이 연말로 밀린 영향이다. 수요예측이나 청약 일정이 겹치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주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증시 입성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한 예비 상장사는 총 25곳(스팩 제외)이다. 이들 기업은 11월 초까지 공모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를 준비하고 있는 곳도 12곳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심사 통과를 앞둔 곳까지 감안하면 연말까지 기업공개(IPO) 공모에 나서는 기업은 4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4분기(21곳)와 2023년 4분기(28곳)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상반기에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밀린 기업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잇따라 공모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공모주의 주관을 맡은 각 증권사 IPO 본부도 연내 상장을 위한 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 IPO를 마무리해 주관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적잖은 공모주가 4분기에 몰리면서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일정이 겹치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셋째 주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만 15개에 달한다. 다음달 24일에는 7개 기업이 동시에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통상 IPO 기업이나 주관사는 최대한 다른 기업과 겹치지 않게 수요예측과 청약 일정을 잡는다. 공모주 투자자의 관심이 분산되지 않도록 해 공모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촉박해지자 다른 회사를 신경 쓸 여유가 없어졌다. 일부 증권사는 자사가 담당하는 IPO 기업들의 공모 일정만이라도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조율 중이다.쏟아지는 공모주 옥석 가리기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 자금이 한정적인 만큼 우량 IPO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증시 입성에 도전한 기업 중 대부분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면서 공모 일정도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정정신고서 요구에 따른 일정 지연까지 고려해 일단 제일 빠른 공모 일정을 제시한 뒤 상황에 맞춰 다시 공모 일정을 잡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며 “정정 요구로 인해 내년 초로 공모 일정이 밀리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