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알바했을 뿐인데…'수익률 1300%' 마법의 재테크 [일확연금 노후부자]
입력
수정
만18세 이상이면 아르바이트생도 국민연금 가입 가능“시급 만원 아르바이트로 100만원을 벌었는데 국민연금에 건강보험까지 4대 보험을 떼가고 나니 실수령액은 90만원이 조금 넘네요. 국민연금 꼭 내야 하나요?”
1개월 이상 고용, 근로시간 월 60시간 이상이면 의무가입
근로계약서 없어도 실제 근로시간 기준 입증되면 사업장 가입 대상
국민연금 등 4대보험 불이행 시 사업주 과태료 부과
학창 시절 2년 아르바이트하며 108만원 내면 연금액 월 6만원 올라
65세 이후 20년 살면 1440만원, 수익률 1330% 내는 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10~20대 청년들이 국민연금공단에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월급날 통장을 확인했는데 국민연금에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실업급여까지 공제돼 월급이 10% 가까이 깎여 있습니다. 당장 단돈 몇 만원이 아쉬운 데 2056년이면 고갈된다는 국민연금에 ‘쥐꼬리’같은 아르바이트 월급을 내야 하냐는 것이 많은 청년들의 불만입니다.하지만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내려놓고 미래 연금수익만 생각한다면 젊을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금 가입기간을 늘리는 것만큼 최고의 ‘재테크’가 없다는 것이 연금 전문가들의 하나 같은 설명입니다. 매일 대립하고 싸우기만 하는 것 같은 여야가 이 문제에서만큼은 의견이 똑같다면 한번 믿어볼 만한 얘기겠지요.
○월 60시간 이상 알바라면 국민연금 가입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은 모두 국민연금 의무가입대상입니다. 때문에 정규 일자리가 아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가입 조건에 해당한다면 연금보험료를 내야 합니다.하지만 모든 아르바이트생이 국민연금 납부 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을 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조건은 이렇습니다.우선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고용기간이 1개월 이상이고,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이라면 사업장가입자로 가입해야합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월 소득의 9%입니다. 사업장가입자의 경우엔 사업자와 가입자가 절반(각각 4.5%)씩 부담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가입 기준은 근로계약서 유무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근로계약서가 있는 경우 계약서 상 고용기간이 1개월 이상(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도 포함)이고,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이면 국민연금 가입 대상입니다. 일용근로자의 경우 1개월 이상 근로하면서 월 8일 이상 근로하거나 월 60시간 이상 근로하도록 계약한 경우,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 없이 가입 대상입니다.
청년들이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인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위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 어김 없이 4대 보험을 가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애초에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채용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아르바이트생인 ‘파트너’의 경우 하루 5시간 주5일 근무가 기본 근무 조건입니다. 기본 근무 시간만 채워도 한 달에 100시간 이상을 일하게 됩니다.
○여야 이견 없는 가입기간 연장의 '마법'
그렇다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무엇이 좋을까요.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급액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현행 국민연금은 40년 간 보험료를 납부하면 생애 평균 소득 대비 40%를 받는 구조입니다. 보험료를 내는 동안 월 평균 소득이 300만원이었던 사람이 40년 간 보험료를 냈다면 노후에 연금으로 월 120만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전년도 물가상승률만큼을 반영해 연금액을 높여주는데요. 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연금을 받을 때 수령하는 금액은 더 크겠지요.국민연금 산식에 따르면 20년 가입자는 소득대체율이 20%가 됩니다. 이후 가입기간이 1년이 늘어날 때마다 1%포인트씩 대체율이 높아지는 식입니다.
하지만 40년의 가입 기간을 꽉 채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3월 기준 국민연금(노령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19년9개월(237개월)로 약 20년 수준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평균 월 소득인 300만원을 버는 ‘평균 소득자’를 기준으로 소위 ‘알바 국민연금 납부’의 위력을 가늠해보겠습니다. 학창 시절 동안 2년 아르바이트(월급 100만원)를 하면서 국민연금을 납부 시 소득대체율은 약 2%포인트가 늘어납니다. 이는 월평균 소득 300만원을 가정하면 월 6만원, 한 해에 약 72만원을 더 받는 셈입니다. 이런 사람이 65세에 은퇴해 80대 중반까지 20년 간 연금을 받는다면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계산해봐도 1440만원에 달합니다.
반면 아르바이트 시절의 낸 보험료는 전체 보험료 9만원(소득의 9%)의 절반인 4만5000원(4.5%)에 불과합니다. 1년 간 54만원, 2년이면 108만원이지요. 은퇴 후 연금을 받아도 낸 돈을 회수하고, 20년을 살면 최소 낸 돈의 13.3배를, 30년을 살면 20배를 더 받게 되는 것입니다. 수익률로 치면 1000% 이상의 남는 장사이지요. 국민연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급여액이 높아지므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로 받는 액수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환심을 사려는 공약들에서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노후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살이 된 청년에게 국민연금 첫 1개월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젊을 때 국민연금을 내면서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수익률이 높은 투자인지를 염두에 둔 공약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달 발표한 연금개혁 정부안에서 현재는 59세까지인 국민연금 의무가입기간을 64세까지 늘리는 안을 포함시켰습니다. 60세가 넘어 일한다면 직장에서 최대 5년 까지 보험료 절반을 내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학창 시절과 60대 이후를 합쳐 5년을 더 일하면 급여액은 평균 가입기간(20년) 대비 25%, 10년을 더 일하면 50%가 늘어납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