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빗장 푸는 인도…치솟은 국제 쌀 값 떨어질까 [원자재 포커스]

바스마티(찰기가 적고 길쭉하게 생긴 쌀) 품종이 아닌 백미 가격이 떨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수출을 다시 시작하기로 해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바스마티가 아닌 백미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수출 관세를 없애고 최저 수출 가격은 1t(톤)에 490달러로 책정했다.
자료 : 연합뉴스
이미 인도 정부는 지난 27일 찐쌀 수출 관세를 종전 20%에서 10%로 인하했다. 이달 초엔 바스마티 쌀 수출 가격 하한선을 없애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엘니뇨 현상으로 강우량이 평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자 작황 부진을 우려해 각종 쌀 수출 규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했다. 올 들어서 기후 상황이 달라지면서 인도 정부도 규제 방향을 선회했다. 올 들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민들이 벼 농사 면적을 크게 확대한 영향이다. 쌀 수확량은 급증해 오히려 공급 과잉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인도의 쌀 재고량은 323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6% 증가했다. 로이터는 "인도에서 대대적으로 쌀이 수출되면 전반적으로 세계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 등 주요 쌀 수출국도 가격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져 국제 쌀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이렇게 인도 정부가 쌀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국제 시장에서 쌀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도의 쌀 수출량(2022년 기준)은 2220만t으로 세계 쌀 수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전년에 비해 20% 감소한 1780만t을 수출한 데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동안 전년 대비 25% 정도만 수출하면서 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제 쌀 가격은 15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인도 정부의 조치 관련해 뉴델리의 상인 조합들은 "지역 농가의 소득에 도움이 되고 인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입지를 굳히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