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日 새 총리 후보 이시바의 경제관…투자자는 '팔자' [이슈+]

30일 닛케이지수 4%대 조정
"통화정책 등에 불확실성 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도쿄 증시가 30일 4% 넘게 떨어졌다. 집권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가 깜짝 승리를 거두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결과다.

법인세·금융투자 소득세 인상 우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4.1% 급락한 3만8171.95를 나타냈다. 엔화 강세도 증시를 끌어 내리고 있다. 증시는 이시바 자민당 총재가 경제 정책적으로 매파적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급락세다. 특히 기업과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인용한 일본 전문 애널리스트들 분석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의 정책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증시의 단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시바 총재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금융 자산 소득에 대한 세율 등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때까지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역대 최다 후보가 나왔다는 점에서 여권이 얼마나 분열됐는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재가 정책 추진력 측면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도 불투명하다. 제너자산관리의 데이비드 미친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시바 총재가 의회에서 개인적으로 강력한 우군이 없다는 점은 그의 (정책) 실행력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리송한 이시바 통화정책

이시바 총재는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계획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정부 지출을 통해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경제의 발전을 강조했다. 아울러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은행의 행보를 지지해 왔다. 또한 투자 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인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당선 직후 닛케이 선물지수가 6% 추락해 증시 약세를 예고한 29일 그는 NHK방송에 추세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재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물가 안정을 달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본은행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결정할 문제"라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도 통화정책상 비둘기와 매파적 발언을 모두 내놓았다. 8월 인터뷰에서 이시바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해 "올바른 정책 궤도에 올랐다"며 추가 정상화(금리인상)를 지지했다. 하지만 9월 인터뷰에서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소비 부진에 대해 경고했다.
송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