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K브러더스…올해도 우승은 '美 어벤저스팀'

대륙 대항전 프레지던츠 컵

임성재·김주형·김시우·안병훈
마지막날 한명도 승리 못해

셰플러 등 활약 미국팀 10연승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로열몬트리올GC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시상식에서 콜린 모리카와(가운데)가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자 미국팀 동료들이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남자골프의 대륙 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또다시 미국이 승리했다. 인터내셔널팀의 중심에 선 임성재(26), 김주형(22), 김시우(29), 안병훈(33) 등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 날 승리를 챙기는 데 실패해 이번에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미국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로열몬트리올GC(파70)에서 끝난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에서 인터내셔널팀에 최종 승점 18.5-11.5로 승리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2위 잰더 쇼플리, 4위 콜린 모리카와 등 어벤저스급 멤버로 구성된 미국은 2005년부터 10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전적에서도 13승 1무 1패로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1994년 시작된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이 미국에 승리한 건 1998년 호주 대회가 유일하고,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는 무승부를 거뒀다.
안병훈이 29일(현지시간) 매치플레이 1번홀에서 버디퍼트를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K브러더스’로 불리는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인터내셔널팀 중심에 섰다.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임성재와 김주형, 안병훈이 프레지던츠컵 출전을 확정한 데 이어 인터내셔널팀 단장 마이크 위어(캐나다)의 추천으로 김시우까지 합류해 한국 선수들은 두 개 대회 연속 역대 가장 많은 네 명이 출전했다. 특히 김시우는 셋째날 포섬(공 한 개 번갈아 치기) 경기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한 뒤 아기가 잠든 듯 양손을 포개 귀 옆에 붙이는 ‘잘 자요’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 4명은 마지막 날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단 한 명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인터내셔널팀의 반격 시도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김주형이 샘 번스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안병훈이 사히스 시갈라와 비겨 나란히 승점 0.5점씩 챙겼다. 김시우는 키건 브래들리에 1홀 차, 임성재는 러셀 헨리에 3홀 차로 패했다.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김시우였다. 나흘간 치러진 대회에서 2승 2패를 거둬 승점 2점을 팀에 안겼다. 안병훈(1승 1무 1패)과 김주형(1승 1무 2패)이 승점 1.5점씩 보탰고, 임성재(1승 4패)는 승점 1점에 그쳤다. 인터내셔널팀 최연소 선수인 김주형은 대회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승리는 영원하지 않다”며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고 언젠가 인터내셔널팀이 승리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프레지던츠컵은 2년 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메디나CC에서 열린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