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거리 난리났다"…日 유명 요리주점, 웨이팅이 무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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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요리주점 한국 홍대 상륙"개점 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포기했거든요. 오늘은 아예 저녁 먹기 전에 예약 리스트 미리 걸어두고, 저녁 먹고 2차로 온 거에요."
맘스터치 등 토종 브랜드도 일본 진출
"양국 2030 소비 특성 유사해"
한일 관계 '훈풍' 영향도
"당분간 교류 분위기 이어질 것"
1일 오후 10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거리 초입에 있는 요리주점 '토리키조쿠' 앞. 홍익대생 정모 씨(22)는 "도쿄 여행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와봤는데 대기 번호가 80번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은 일본 현지보다 비싸긴 한데 그래도 전 메뉴 4900원이라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웨이팅을 감수하는 이유를 전했다.홍대 메인 거리 한복판에 일본의 유명 요리주점 프랜차이즈 '토리키조쿠'가 국내 1호 매장을 연 것은 지난달 28일. 오픈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됐는데 평일 저녁에도 대기가 100여팀을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양국 간 외식 산업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은 1.4배
이날 대기자에 이름을 올리려 시도해봤으나 매장 영업 종료까지 1시간가량 남아 대기 예약이 불가능했다. 매장 내부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 이후로 매일 100팀 이상의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 영업시간 한 시간 전부터 매장 앞 키오스크를 통해 예약받는데, 오후 5시 전까지 50팀 이상의 대기가 쌓이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매장 내 22개의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어, 대기 순번 22번 안에 들지 못한 손님들은 최소 1~2시간씩 기다리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토리키조쿠는 균일가 정책이 특징인 닭꼬치 전문점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주류를 포함해 전메뉴 370엔(약 3400원)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전메뉴의 가격이 4900원으로 책정됐다. 가격만 따지면 바다를 건너오며 44%가량 비싸진 셈이다.홍대거리 일대서 만난 시민 박모 씨는 "직장이 가까워 전날 와봤다"면서 "매장에 일본인 유학생도 많아 여행 간 기분도 나 즐거웠지만, 현지에서의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보니 다소 비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반면 가게서 막 나온 대학생 김모 씨는 "요즘 홍대 식당들이 모두 비싸서, 호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며 "국내 브랜드 중에서도 이 정도 가격대가 잘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게 '역할맥(역전할머니맥주)'정도라 가격만 저렴하게 유지되면 많이들 찾을 것 같다. 다만 간단한 안주를 먹으러 가는 곳인데 대기가 너무 길었던 부분은 불편했다"고 전망했다.
웨이팅과 관련, 토리키조쿠 코리아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현장 예약 외에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점진적인 영업시간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성비'·'코스파' 외식 소비 분위기 흡사
토리키조쿠가 한국에 진출하자마자 화제 몰이를 한 이유와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활발해진 양국 간 관광 문화와 2030세대의 유사한 소비 특성을 꼽았다.실제로 양국 간 외식 산업 교류는 전례 없이 활발하다. 올해 4월 국내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가 일본 도쿄 시부야에 1호점을 냈고,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도 5월 일본 오사카에 진출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개점 이후 반응이 좋은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케이팝 등 문화 산업에 국한해 한류가 퍼졌다면 최근 일본 젊은 세대들은 한국의 식품이나 화장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심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한국 2030 세대의 외식 소비에서 최근 '가성비'가 화두인 것처럼, 일본도 같은 의미인 '코스파'(cost performance·비용 대비 성능)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소비 특성이 비슷해 경제적으로도 저렴한 가격대의 외식 브랜드들이 양국에 진출하기에 좋은 여건"이라고 내다봤다.과거사·독도 등 해결되지 않은 외교 문제도 있지만 최근 한일 관계에 연일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교수는 "이전처럼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오지 않을 것"이라며 "관광을 통한 문화 교류가 활발해 당분간 양국 간 소비재 관련 기업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