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로 경쟁사 샀다…美위성TV '공룡'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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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TV, 디시네트워크 인수미국 위성TV 업체 디시네트워크가 경쟁사에 1달러에 팔렸다.
부채 97.5억달러도 떠안기로
AT&T, 디렉TV 잔여지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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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네트워크와 디렉TV 간 합병은 20년 전에도 시도됐다. 2002년 에코스타가 디렉TV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당시 미국 규제당국은 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이를 저지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넷플릭스 등 OTT가 고속 성장한 데 비해 위성TV 시청자는 급감하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디시네트워크와 디렉TV는 2016년 이후 두 회사 시청자가 63% 감소했다고 밝혔다. 에코스타는 20억달러에 달하는 부채 상환 기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지난 6월 기준 보유 현금이 5억2100만달러에 불과해 파산 가능성이 점쳐졌다.
같은 날 AT&T는 디렉TV에 대한 잔여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위성TV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유료 TV 시청 가구 급감으로 디렉TV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자 서둘러 발을 뺀 것이다. AT&T는 사모펀드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 2021년 디렉TV 지분 30%를 162억달러에 판 데 이어 이날 잔여 지분 70%를 76억달러에 매각했다. 2014년 AT&T는 디렉TV를 485억달러에 사들였다. 산 가격의 절반 값으로 되판 셈이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