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슬프지만 '고독'은 행복해요" [서평]

'마음 미장공'이 전하는 삶의 위로
마음의 상처, 치유의 시작은 말의 변화
독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 폴 틸리히는 혼자 있는 상태를 두 가지로 나눴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통이 외로움이라면, 스스로 택한 혼자됨의 즐거움은 고독이다. 외로움은 타인으로부터 거절이나 무시당할 때 느끼는 소외감인 반면, 고독은 타인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홀로 두는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감정이다.

박경희 전 한국YWCA 연합회 출판홍보팀장이 쓴 에세이집 <그런 정답은 없습니다>는 외로움을 피할 수 없다면 고독으로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고 탓하며 끌려다니는 삶에서 벗어나 당당히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자고 강조한다. 저자는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아 책을 썼다고 전한다. 공사장에서 미장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린 아버지를 보며 자란 저자는 '마음 미장공'이 되기로 결심했다. 마음 치유, 분노 조절, 감정 관리 등에 관해 상담하고 강의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마음속에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로하기 위해 책을 썼다.
현대 사회에 마음 치유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으며 만신창이가 돼 살아간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는 상처를 오롯이 깊게 들여다볼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상처에 눈을 감고, 화를 삭이며, 현실 도피를 택하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은 생채기는 시간이 지나 사회에 대한 공격성으로 증폭되거나, 분노나 체념 등으로 속병을 키우고 만다.

저자가 내리는 마음 처방전은 몸과 말에서 부터 시작한다. 마음을 바꾸려면 몸을 바꿔야 하고, 몸을 바꾸려면 말을 바꿔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개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트라우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몸과 마음에 깃든 상처와 분노를 치유할 수 있는 첫걸음은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