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엔 해외 갈래요"…직장인 몰렸지만 '뜻밖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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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길어 기대했는데9월 여행사들 성적표가 엇갈렸다. 2분기에 이어 7~8월 각종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업계는 9월에 거는 기대가 컸다. 최장 9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를 비롯해 국군의날(10월1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10월 초에 새로운 '황금연휴'까지 생기면서다.
여행사들 '엇갈린 표정'
"시황 변동성 커…실적 개선 지켜봐야"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9월 기준 해외 패키지 송출객이 16만9019명으로 전월(16만581명) 대비 5% 늘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전인 2019년의 98% 수준까지 회복했다. 추석 장기연휴 효과로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송출객이 전월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송출객 수가 늘었다. 앞서 8월 송출객 수는 16만581명으로 7월(16만5462명)보다 줄었는데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사태와 경기 불황, 일본 대지진 등 여행 심리 위축 여파가 컸었다.하나투어는 "일본 난카이 해구 지진 및 태풍에 대한 경계심리 확산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다"며 "3분기 계절성에 따른 동남아 지역 여행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했고 중국 여행 수요의 강한 회복세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지역별 패키지 비중은 동남아 40%, 일본 26%, 중국 16%로 근거리 여행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진 및 태풍에 대한 경계심리 확대로 일본 송출객수는 2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중국 송출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전분기 대비 19%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동남아, 미주 지역도 각각 전분기 대비 11%, 17%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9월 지역별 패키지 비중은 동남아가 38%, 일본이 24%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 17%, 유럽 12%로 그 뒤를 이었다. 추석 장기연휴 효과로 유럽, 미주 지역 송출객수는 전월대비 각각 65% 증가했다. 중국 송출객수도 전월대비 3% 늘어 코로나 이전인 19년 동월 대비 107% 회복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중국여행 수요 증가와 항공 노선 공급 확대 추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반면 모두투어는 7월 패키지 티켓 송출객 수가 15만1576명을 기록한 뒤 8월 13만6226명, 9월 13만62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패키지 여행객만 보면 7월 7만4660명에서 8월 7만156명으로 감소한 뒤 9월 7만3502명으로 반등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해외패키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9월에는 전체 지역 모객 비중의 약 20%를 기록했다. 동남아는 45.2%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16.2% 등 단거리 지역 전체 모객이 약 82%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여행상품은 전년대비 소폭감소 했지만, 추석연휴 효과로 전월대비 각각 47%, 64% 늘었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317억원)보다 36% 늘어난 수치다. 모두투어 매출액은 직전 분기(520억)보다 16% 증가한 60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증권가에선 3분기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홍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 여행 홀세일러로 여행알선업체 중 매출액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업계 전통 강자"라며 "월별 송출객 수도 펜데믹 이전의 74%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또 "중고가 패키지 판매 증대가 중장기적으로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개선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두투어에 대해서는 "3분기에는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일회성 취소분이 반영되는 한편 일본 자연재해 우려로 관련 패키지 판매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8%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다만 홍 연구원은 "긴 호흡에서 모두투어의 실적 개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여행 업종은 시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단점인데 지금처럼 비수기 영향과 대외 악재가 겹친 상황을 바닥 잡기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