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대들이 세계문학 고전을 탐독하는 까닭은?

판매 줄던 세계문학, 3년 만에 증가세로
20대 구매 비율 14.3%…5년 전보다 2배
청년들의 힘든 삶 투영한
삶의 본질 탐구하는 등 인기
“고전에 답이 있다”고 흔히 말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고전에서 답을 찾는 모습이다.

2일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도서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이전 3년간 판매가 줄던 것에서 달라진 흐름이다.특히 20대의 구매 비율이 14.3%로 5년 전인 2019년의 7.5%에서 2배가량 뛰었다. 세계문학 시리즈를 사서 보는 사람들 가운데 20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40대가 36.1%로 가장 많았고, 50대(23.8%) 30대(15.7%), 60대 이상(6.4%) 순이었다. 10대 이하도 3.7%로 5년 전 0%에서 늘었다.
세계문학 가운데 잘 팔리는 책도 달라졌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력>, 조지 오웰 <1984>,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알베르 카뮈 <이방인>이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세계문학 1~5위를 차지했다. 청년들의 힘든 삶을 투영하거나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책들이라고 설명한다.

<1984>는 고도의 정보 사회에 던지는 경고를 담은 책으로 요즘 독서 모임에서 인기를 끌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3.3% 증가했다. <싯다르타>도 요즘 젊은 층에서 ‘힙불교’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관심이 커지며 판매가 26.8% 늘었다. 세계문학 인기는 500쪽이 넘는 벽돌책이나 여러 권으로 구성된 세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알고 보면 명언 제조기’, ‘막장 가족 탐구의 걸작’ 등으로 소개된 것이 영향을 줬다고 예스24는 파악했다.

19세기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뮤지컬과 영화로도 친숙한 <레 미제라블> 세트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8% 증가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헤밍웨이 컬렉션> 세트도 각각 24.0%와 15.8% 판매가 늘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