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악몽 재현되나" 대혼란…반도체 업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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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스캐롤라이나 덮친 허리케인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덮친 허리케인 ‘헐린’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유일 고순도 석영 생산지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스프루스 파인에서 헐린 피해가 잇따르자 광산 운영 업체가 시설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대란 우려 확대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프루스 파인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다국적 광산업체 시벨코와 더쿼츠코프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허리케인으로 홍수, 정전, 통신 장애 등이 발생하면서다. 현재 이 지역 가정 및 기업 40%가 정전 상태이고 주요 도로는 통행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더쿼츠코프 관계자는 “심각한 기상 상황에 대비해 운영을 중단했고 언제 재개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마켓워치에 전했다. 시벨코 역시 “허리케인으로 주요 인프라가 손상됐다”고 말했다.인구 2000여명의 작은 마을 스프루스 파인은 세계에서 유일한 고순도 석영 채굴 지역이다. 고순도 석영은 반도체 웨이퍼의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라 그 중요도가 높다. 피터 핸버리 베인앤드컴퍼니 반도체 전문 파트너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많은 원재료 중 하나가 특정 지역에서 주로 조달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고순도 석영은 세계 공급량의 80~90%가 한 지역(스프루스 파인)에서 나오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벨코와 더쿼츠코프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혼란이 예상된다. 허리케인이 지나가더라도 시설을 복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생산 재개까지 6~9개월 이상이 걸린다면 공급망이 위험해지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스프루스 파인의 한 석영 처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글로벌 공급이 중단돼 태양광 및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다.포브스에 따르면 에드 콘웨이 경제학자는 “순도가 낮은 석영을 합성해 원료를 대체할 수는 있지만 스프루스 파인에서 나오는 고순도 석영을 사용하는 것보다 생산 속도도 느리고 비용도 더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