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때문에…이탈리아-스위스 알프스 국경도 바뀐다

"양국 국경 변경 합의" CNN 보도
국경 일부, 빙하·눈밭으로 정의돼
온난화로 빙하 녹은 데 따른 결정
스위스 마테호른 산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일부가 재설정될 예정이다. 양국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빙하가 녹아내린 데 따른 결정이다.

CNN은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위스가 알프스의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마테호른 봉우리 아래의 국경을 변경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국경은 고정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스위스-이탈리아 국경의 큰 부분은 빙하와 눈밭으로 정의된다. 스위스 정부는 성명을 통해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적 요소들이 변화해 국경도 재정의한다"고 밝혔다.

국경 변경은 2023년에 합의됐다. 최근 스위스 정부가 이를 공식 승인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양국이 서명하면 합의 내용이 발표되고 새로운 국경 세부 사항이 공개될 예정이다.

CNN은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화석 연료 사용으로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유럽은 온난화 진행이 가장 빠른 대륙으로, 그 영향이 빙하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스위스에서는 빙하가 놀라운 속도로 녹고 있다. 지난해에만 스위스 빙하의 부피가 4% 줄어들었다. 이는 6%가 감소했던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율입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빙하학자이자 스위스 빙하 모니터링 네트워크(GLAMOS) 소장인 마티아스 후스는 "2024년에도 겨울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기대한 완화 효과 없이 빙하는 여전히 빠르게 녹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야심 찬 기후 행동이 이루어지더라도 2100년까지 전 세계 빙하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사태, 붕괴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또 빙하가 감소하면 담수 공급 역할도 줄어들어 폭염 동안 물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