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은 대구 상권 부활했다"…2030 패피들 몰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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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스파오 줄줄이 입점하더니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죽은 상권’으로 불렸던 대구 동성로가 되살아났다. 20~30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가 줄줄이 입점하면서다. 기존에만 해도 대구 동성로는 젊은 유동 인구를 유입할 쇼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해 연달아 오프라인 매장을 낸 데 이어 인기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가 들어서며 젊은 고객을 탄탄하게 확보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 2030 '패선 성지'로
스파오, 리뉴얼 오픈 후 매출 93%↑
무신사 스토어 대구, 거래액 100억 전망
2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업체들이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쇼핑 콘텐츠가 부족한 지방 상권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며 매출이 느는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대구 제1의 상권이자 ‘젊은이들의 성지’로 불리는 동성로 일대가 활기를 되찾으며 신규 매장을 오픈하거나 대규모 재단장을 단행한 패션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대구 중구를 방문한 인원은 55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늘었다.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수도 증가했다. 법무부가 발행하는 ‘출입국 외국인 정책 통계 월보’를 보면 같은 달 대구국제공항 입국 외국인은 1만1395명으로 지난해 7월(8910명)과 비교해 27.9% 늘었다.비슷한 시기 젊은 층의 구매력이 높은 SPA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진다.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스파오는 지난 7월 5일 리뉴얼 오픈한 대구 동성로 중앙점 플래그십 스토어의 누적 월평균 매출이 리뉴얼 직전 대비 93% 뛰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 비수기’라고 여겨지는 여름에도 방문객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면서 “오픈 첫날에는 ‘오픈런’이 발생했고 외국인 고객도 지속 유입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앞서 스파오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동성로 중앙점을 재단장해 선보였다. 새 매장은 동성로 상권에 20~30대 젊은 여성 고객의 방문이 많은 것을 고려, 1층에 여성 의류와 협업 파자마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전국의 다른 스파오 매장에선 대부분 1층에 남성과 남녀공용 의류를 주로 보여주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스파오는 동성로 중앙점에 120여개의 전국 스파오 매장 중 최초로 셀프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 계산대 5대를 도입했다. 이랜드 스파오 관계자는 “특히 젊은 층의 고객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입어본 뒤 계산까지 셀프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스파오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지방 핵심 상권에 점포를 늘려갈 계획. 이달 13일 스파오는 부산 지역 최대 규모로 서면 중앙점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로 열었다.
그에 앞서 무신사는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대구 동성로에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과 ‘무신사 스토어 대구’를 열고 젊은 층 수요를 끌어모았다.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점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서울 이외 지역에 처음으로 오픈한 오프라인 스토어다.
해당 매장이 들어선 곳은 2020년까지만 해도 유니클로가 입점해있었는데,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으며 자리를 뺀 뒤 무신사가 자리를 꿰찼다. 무신사에 따르면 이 매장 오픈 이후 지난달까지 약 104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신사 스토어 대구 누적 방문객은 약 75만명으로 집계됐다.무신사는 약 10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를 대구 지역에서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 덕에 무신사 스토어 대구는 올해 10월까지 오픈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무신사 관계자는 “브랜드를 집중 조명하는 숍인숍을 운영하며 다양한 협업과 팝업스토어 등 쇼핑 경험을 제공한 것이 인기의 주요인”이라며 “오픈 첫날 오픈런을 시작으로 방문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동성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두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대구 지역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체가 경상도 첫 진출지로 삼는 대구 동성로는 앞으로도 MZ(밀레니얼+Z)세대와 외국인 방문객들이 꾸준히 유입되는 효과 덕에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