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중국산 김치, 밥상에 그대로 올랐다

'金배추'에 중국산 몰려오는데…
5년간 '부적합' 42t이나 수입돼
회수한 물량은 3t…7.4% 불과

'불량김치' 만든 中업체 45%가
식약처 점검 결과선 '적합' 판정
지난 5년간 ‘부적합’ 처분을 받은 중국산 김치 중 단 7%만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값 고공 행진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회수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통관·유통단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중국산 김치는 56개 품목에 달했다. 해당 김치는 중국 제조소 36곳에서 만들어진 후 38곳 수입사를 통해 국내에 반입됐다. 부적합 제품을 유통한 중국 제조소 36곳 중 16곳(44.4%)은 심지어 식약처로부터 사전에 ‘적합’ 판정을 받았거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까지 받은 곳들이었다. 실제 통관 유통단계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 기간 식품 사용이 금지된 보존료를 포함한 중국산 김치 42t이 수입됐지만, 회수량은 3140㎏(7.4%)에 불과했다. 2023년 2월 18t가량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A 김치에선 보존료인 소르브산이 검출된 뒤 3140㎏만 회수됐다. 같은해 12월 24t이 수입된 B 김치에선 김치에 첨가하면 안 되는 데히드로초산이 검출됐음에도 전량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는 인체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이나 위생 동물의 사체 등이 혼입된 김치의 경우 ‘식품 회수’ 명령을 하고 있지만, 선별 검사의 한계상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김치 통관 및 유통 단계에서 두 차례 선별 검사를 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대부분이 음식점 및 급식소 등으로 유통돼 소비 주기가 짧은 탓에 회수되기 전에 대부분 섭취돼 회수율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8만6545t 규모였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초가을까지 이어진 장기 폭염 영향으로 국산 배추값이 고공 행진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9662원으로 전년(6193원)보다 56.0%, 평년(7217원) 대비 33.8% 올랐다. 전 의원은 “식약처는 HACCP 인증을 받은 해외 제조업소가 만든 김치만 수입 가능해 안전하다고 설명하지만, 현장점검 후에도 부적합 제품이 유통되는 사례가 많다”며 “모든 단계에서 검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