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00만 시대…노부모 부양하며, 일하는 고령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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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노부양' 13만 가구 넘어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이 된 자녀가 노부모를 부양하는 ‘노노(老老)부양’ 가구가 4년 새 40% 늘었다. 노인이 된 자녀 세대가 노부모를 수발하느라 고통받는 ‘간병 지옥’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돌봄·간병 인프라 확충 시급"
3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노노부양 세대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만 60~79세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가운데 만 80세 이상의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는 13만1008가구였다. 2019년(9만4373가구)보다 39% 증가했다.
만 80세 이상 직장가입자로서 만 60세 이상인 피부양자를 둔 세대도 106가구에 달했다. 팔순을 넘긴 노부모가 돈을 벌어 환갑을 넘긴 자녀를 부양하는 세대가 100가구를 넘는 것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회사 등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및 사용자를 의미하는 직장가입자와 농·어민, 자영업자 같은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작년 말 기준 건보 직장가입자는 1983만 명으로 전체 건보 대상자의 38%에 그쳤다.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보다 세 배 가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노노부양 가구는 30만 세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2019년 769만 명이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 7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80세 이상 고령자도 2019년 176만 명에서 올해 말 238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0~40대는 조부모와 따로 사는 ‘핵가족’이 보편화하다 보니 노노가구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장기요양보험이 제공하는 재가돌봄 서비스를 받는 비율은 8.1%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2%)보다 낮았다. 월평균 370만원에 달하는 간병비도 개인 부담이다. 백 의원은 “돌봄 인력 확보와 간호와 간병을 함께 제공하는 의료 시스템 구축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