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탈중앙화' 암호기술, 금융·경제에 파급력 커

(98) 블록체인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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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기술 관련 비문학 지문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기술 관련이긴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과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칩니다. 6월 또는 9월 모의고사에 나온 비문학 지문과 비슷한 내용의 지문이 같은 해 혹은 이듬해 수능에 출제된 사례가 종종 있는 만큼 알아두고 가면 좋겠습니다.

블록체인이 뭐길래

9월 모의고사 지문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본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블록이라는 단위로 묶어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이를 여러 대 컴퓨터에 중복 저장하는 것인데요, 특정 데이터 체인이 만들어지면 ‘노드’라 불리는 각 컴퓨터에 전파됩니다. 그리고 이 정보가 맞는지 컴퓨터가 상호 검증을 하는데 알고리즘이 이 역할을 수행해요. 누군가 데이터를 조작하려고 해도, 수많은 컴퓨터에 중복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검증해야 하니 쉽지 않죠. 무결성이란 장점이 있고, 보안 수준이 높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데이터가 저장된 컴퓨터가 망가졌다고 가정해봐요. 그렇다 해도 데이터는 보존됩니다. 다른 컴퓨터에 중복 저장된 데이터로 복구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데이터를 쥐고 있는 ‘중앙 컴퓨터’가 없고, 분산화된 컴퓨터들이 데이터를 각자 들고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탈중앙화’적 성격이 있는 겁니다.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데이터를 상호 검증해야 하는데, 검증을 맡는 컴퓨터 수가 많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만큼 성능이 낮아지겠죠. 그렇다고 컴퓨터 수를 줄이면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탈중앙성의 성질도 약해지죠. 빠른 데이터 성능을 보여줘야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확장할 수 있는데, 빨라지려면 스스로의 장점을 깎아먹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로 꼽히는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블록체인과 금융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에 활용됩니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이죠. 달러 같은 법정 화폐는 미국이 자신들의 국가 신뢰를 바탕으로 운용하는 겁니다. 예전에는 금을 얼마나 보유하는지가 중요했지만 이젠 국가 신뢰를 바탕으로 달러의 가치를 매기는 거죠. 어느 날 미국 중앙은행이 사라진다면? 달러 가치도 곤두박질치는 겁니다. 중앙화된 화폐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한 곳에서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죠. 이 부분이 암호화폐 기술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모든 거래 장부를 각 거래 당사자가 보관하고 새로운 거래가 발생할 때 내용을 전부 업데이트하도록 하는 것이죠. 암호화폐는 탈중앙화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항상 논쟁적입니다. 또 화폐의 신뢰를 어디에 두어야 하느냐는 문제도 있죠. 시가총액 51조원에 달하던 테라-루나 코인이 며칠 새 0원 가까이 떨어진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자유롭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얘기죠.

블록체인이 바꾸는 경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많은 파급력을 낳고 있습니다. 우선 기존 인터넷 환경을 바꾸는 데 블록체인이 활용됩니다. 웹 3.0이 대표적인데요, 웹 3.0은 데이터를 기존의 기업 서버 대신 블록체인 플랫폼에 저장해요.

예를 들어 네이버 블로그 등에 콘텐츠를 올리는 게 웹 2.0의 활동이죠. 유튜브 영상을 찍어 수익을 내기도 해요. 포털 등 특정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간접적으로 소유하죠. 웹 3.0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이 서비스를 직접 운용하고 데이터를 관리해요. 탈중앙화가 역시 핵심입니다.

사람들이 왜 유튜버가 되고 싶을까요? 그것은 유튜버가 되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인 게 가장 크죠. 하지만 그러려면 유튜브가 제시하는 기준을 만족해야 해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웹 3.0에서는 그런 규칙이 없습니다. 자기 콘텐츠를 스스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시대가 되는 거죠.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바로 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계약’ 등도 블록체인을 통해 가능해질 변화 중 하나입니다. 탈중앙화는 언제나 책임 문제를 뒤따르게 합니다. 지금도 콘텐츠의 남발이 가져오는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크죠.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많은 논쟁거리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혹시 모르죠, 먼 미래에서는 수능도 평가원이라는 중앙 시스템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각 개인 특성에 맞게 치르게 될지도요.

NIE 포인트

1. 블록체인 기술이란 무엇일까.2. 블록체인의 딜레마가 무엇인지 논의해보자.

3. 블록체인 기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