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에서 녹두장군 전봉준을 만나다

동학농민혁명문화권부터 태산선비문화권까지, 황토의 혼과 결연한 민족정신이 이곳에 깃들어있다.
정읍천과 동진강이 만나는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만석보 쉼터. 사진=도진영

만석보터

봉건 지배계급의 부정부패의 상징이자 동학농민혁명의 시초인 만석보. 오늘날 그 흔적만 남은 만석보터는 억압과 착취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동학농민군의 결연한 의지를 상징한다. 해넘이가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두물머리 언덕에 조성된 만석보 쉼터에 오르면 정읍천과 동진강이 만나는 환상적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녹두장군 전봉준 선생이 동학농민혁명 당시 거주하던 고택. 사진=도진영

전봉준선생고택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인 녹두장군 전봉준 선생이 혁명을 일으킬 당시 머무르던 고택이다. 흙담 4칸의 아담한 오두막집으로, 과거 화재로 소실됐으나 1974년 정읍시에서 보수·재건했다.전봉준 선생은 이곳에서 농사일과 서당 훈장을 지내며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고부군수 조병갑이 만석보를 설치하고 물세를 과중하게 거두는 등 수탈을 하자 농민을 이끌고 관아로 쳐들어가 잘못을 응징했다. 이 사건은 동학농민혁명의 서막이 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 설치된 울림이 기둥. 사진=도진영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처음으로 대승을 거둔 정읍 황토현전적지. 민족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일대에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건립했다.동학농민혁명에 관련된 무기, 생활용품 등을 전시·보존하고 있으며, 전시관과 교육관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과 맞닿아 울림의 기둥, 농민의 벽, 죽창결의 등 다양한 기념시설물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정읍 최초이자 전북 제1호 사립도서관인 명봉도서관. 고즈넉한 분위기의 조경이 아름답다. 사진=도진영

명봉도서관

전북 제1호 사립도서관이자 정읍 최초의 도서관이다. 붉은 벽돌 건물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수학의 정석’ 저자로 알려진 홍성우 씨와 그 형재들이 선친인 고(故) 홍수표 선생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설립했다. ‘명봉’은 고 홍수표 선생의 아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9개의 서원 중 하나인 무성서원. 사진=도진영

무성서원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9개의 서원이 있다. 그중 하나인 정읍 무성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속에서도 살아남은 전북 유일의 서원이다. 신라 말기 최치원 선생의 치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향약인 고현동 향약을 시행한 서원이다. 을사늑약 체결에 항거해 호남 최초의 항일 의병을 결성한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녹두꽃>의 촬영지인 국가민속문화재, 김명관고택. 사진=도진영

김명관고택

드라마 <녹두꽃>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국가민속문화재. 흔히 아흔아홉 칸 집이라고 부르는 조선 시대 부유층 가옥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당시 양반가의 생활 양식을 엿볼 수 있다. 김동수의 5대조인 김명관이 정조 8년(1784년)에 지었다. 마당을 지나 대문, 안채에 이르는 동선이 수려하고, 아늑함이 느껴지는 설계가 돋보인다.
호남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정자인 피향정에서 바라본 연못 풍경. 사진=도진영

피향정

연못에 연꽃이 피면 향기가 주위에 가득하다 해 피향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팔작지붕 누각에 걸린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이라는 현판처럼 호남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자다. 정자 앞뒤로 상연지와 하연지라는 연못이 있었으나, 상연지는 일제강점기 때 메워지고 현재는 하연지만 남아 있다. 여름이면 소담스러운 연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