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식 계좌 만들까 했는데"…월가 전망에 개미들 '대혼돈'

中 증시 오르긴 했는데 장기 상승 가능할까
월가서도 전망 엇갈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중국 증시가 강력한 경기부양책 효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단기 반등 후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HSBC는 지난 3일 중국 본토 주식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조정했다. 중국 증시가 최근 급등했음에도 여전히 중국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HSBC는 “중국 본토 주식이 15% 저평가돼 있는데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중은 작은 편”이라며 “랠리에 뛰어들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했다.모건스탠리도 중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CSI300지수가 10~15%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단기 반등 후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5년 8월 기준금리를 연 4.85%에서 연 4.6%로 낮추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상하이종합지수는 2015년 8월 말부터 그해 말까지 9.49% 반등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이 되자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단교로 인한 중동발 불안 확산,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등의 우려가 부상했다. 한 달 만에 상하이종합지수는 25.11% 급락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경제 체력이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보다 허약하다”며 “4년 동안 지속된 부동산 위기, 급증한 지방정부 부채,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중국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장으로 접어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수닐 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가는 “그동안 중국 증시가 심하게 과매도된 상태였기에 기술적인 반등세가 나온 것”이라며 “향후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내 경제 지표가 크게 악화한 만큼 대규모 재정 정책과 추가 지원책이 증시 추가 상승의 열쇠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 확장을 위해 중국 정부가 대규모 채권 발행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내년 가계 지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최소 2조위안(약 378조6600억원)가량의 추가 재정 편성이 필요할 것”이라며 “10월 적자 재정 편성 등의 추가 정책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증시 장기 상승 기대가 꺾일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