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으로 응수…주가 7%대 급등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가 올리고 기간도 연장
'최소 수량'도 없애
사진=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겨냥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같은 83만원으로 인상하고 기한도 연장했다. 당초 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청약이 끝날 계획이던 이날 고려아연도 공개매수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쩐의 전쟁'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 중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영풍과 MBK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공개매수신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공개매수 기한도 4일에서 14일로 연장했다. 최 회장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후 주가가 급등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이들은 앞서 공개매수 청약 수량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를 넘어야 사들이겠다고 한 조건을 삭제했다. 가격과 조건 모두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공개매수와 같게 조정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개인 주주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지분을 MBK 또는 최 회장 측에 넘길 수 있게 됐다.

MBK는 "불법적인 최윤범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항하고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바로잡기 위해 한 차례 더 공개매수 가격과 조건을 변경했다"며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여 최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훼손된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고려아연이 83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후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재차 대응에 나선 것. 이날 개장 전 최 회장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수량이 목표(지분율 18%)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응모주식을 모두 매수한다고 밝혔다. 전체 응모주식 수가 취득 예정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그 한도 범위 내에서 베인캐피탈과 취득예정주식 수 비율대로 안분해 매수할 예정이다. MBK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양측의 경쟁이 가열된 가운데 주가는 급등세다. 이날 오후 3시1분 기준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6만2000원(8.70%) 상승한 77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