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팀'이 추억하는 故 이선균..."그곳에선 편안함 이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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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토크:고 이선균을 기억하며'"선균아 그곳에서는 편안함에 이르렀니…난 널 너무 잘 알기에 널 믿는다." (배우 박호산)
'나의 아저씨'팀 감독 배우들 참석해 이선균 추모
'고운 사람, 이선균' 등 6개 작품 상영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감독과 배우들이 故 이선균을 추억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 고 이선균을 기억하며'에서다. 이날 자리에는 나의 아저씨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과 극 중 이선균과 삼 형제로 나온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여했다. 김 감독은 "이선균에 대한 추모는 이제 시작"이라며 "그 시작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큰 행사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운을 뗐다.총 16부작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어른과 힘들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 의지하고 위로받는 내용이다. 이선균이 맡은 박동훈은 세상의 풍파에도 인간성과 도리를 잃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그려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 감독은 드라마 '태릉선수촌'(2005)을 보고 이선균을 캐스팅했다. 이 작품에서 이선균은 연인을 후배에게 뺏기는 인물을 맡았다.
"많은 사람이 그를 '버럭'하는 멋진 역할로 기억하지만, 그는 단막 드라마 감독들의 페르소나 같은 배우였어요. 단막에는 서민, 루저 인물이 많거든요. 특유의 맥 없는 모습, 비염기 심한 목소리, 외모도 훈남이긴 한데 어쩐지 후줄근하고…. 그의 그런 모습이 제게 들어왔어요"그는 "이전까지는 겉으로 표출하는 역할을 하다가 박동훈 역할을 맡으니까 처음에는 (이선균이) 많이 답답해 하고, 힘들어 했다"며 "자기가 이해가 안되면 거짓으로 꾸며내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우 박호산과 송새벽은 이선균과 촬영하며 있었던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이들은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선균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박호산은 "(이선균과) 술을 자주 마셨는데 앞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그의 얼굴이 아른거린다"며 "유쾌해질 때 나오는 특유의 웃음소리도 기억난다"고 했다.
"이선균과 극 중 동훈이는 꽤 비슷해요. 동훈이는 차분해 보이지만 속은 아주 바쁘거든요. 그걸 그대로 밖으로 드러내면 선균이고, 속으로 누르고 있으면 동훈이고 그래요. 두 인물 모두에게 느껴지는 '너스레', 그런 게 있어요."송새벽은 "촬영하면서 (이선균과) 투덕거리기도 하고 그랬다, 정말 친형제처럼"이라며 "선균이 형의 삶이 카메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계속 실감이 안 났어요. 빈소도 다녀왔고 두 달 후면 (세상을 떠난 지) 일 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악몽을 꾸는 느낌이에요. 이 자리에 오니 실감이 좀 나는 것 같아요"
이어 박호산은 "(이선균은) 쪽팔리는 걸 참 싫어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친구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극 중 박동훈이 '오늘은 비싼 속옷을 입지 못해 못 죽겠다'라고 한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선균이도 쪽팔리는 걸 참 싫어했어요. 항상 솔선수범하려고 하고, 그래서 아마 걔가 세상이 쪽팔리게 만들어서…. (세상을 떠난 것 같다)"배우 이선균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한국 영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배우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기간에는 특별전 '고운 사람, 이선균'을 열어 나의 아저씨를 비롯한 그의 주요 작품 6개를 상영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