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의 MPS 참관기] 60억 인구 번영 모색한 몽펠르랭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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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올해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총회는 지난달 22일부터 닷새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렸다. 40여 개국 350여 명이 참가했다. 참석한 사람들은 연륜 있는 교수와 연구원, 정부 관료, 국제기구 직원들이다.
이번 행사는 인도 싱크탱크인 시민사회연구소가 주도했다. 올해 총회의 주제는 ‘미래 60억 명을 위한 자유와 번영’이었다. 80억 명 세계 인구 중에서 잘사는 나라의 20억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가난한 60억 명을 위한 자유와 번영을 모색하자는 취지다.인상 깊은 연사는 미국 시카고대 원로 교수 제임스 헤크먼이었다. 그는 2000년에 계량경제학 분야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80세가 넘었으나 아직도 왕성한 지력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헤크먼 교수에 의하면 정부의 임금하한제 즉 정부가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노동자를 오히려 불행하게 만든다고 했다. 21세기 여성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취업 욕구도 함께 커졌다. 이럴수록 정부가 임금은 노동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정부의 임금하한제는 부부간 자유롭고 적절한 시간 배분 결정을 방해하고 자녀 출산 계획에 오히려 지장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다른 세션에서는 어느 교수가 자신의 강의시간에 있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그가 학생들에게 민주적 사회주의와 민주적 자본주의 중에 어떤 것이 좋냐고 물었더니 반 이상의 학생이 민주적 사회주의가 더 좋다고 해서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마크 스카우슨 교수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단순하게 단어 자체에 의미를 너무 많이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제의를 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자본가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할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1914년 포드 사장은 자동차가 불티나게 팔림으로써 큰돈을 벌자 종업원에게 하루 5달러의 임금을 지급했다. 당시에는 상당한 돈이었기 때문에 종업원도 자동차를 살 수 있었다.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어서 종업원들은 너무도 기뻐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자동차를 생산했다.
문제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과도한 소득 불균형을 싫어한다는 데 있다. 일부 기업은 소득 불균형 문제를 자발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톡옵션 제도를 둠으로써 기업주와 종업원이 ‘윈윈’ 하는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 1만2000명의 직원은 모두 수백만달러를 가진 부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