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신세계 '슈퍼멤버십' 전쟁

네이버, 회원에 넷플릭스 이용권
음식배달·영화관 할인 혜택도
쿠팡은 OTT·배달로 '록인' 강화

유료 멤버십, 핵심 수익원 부상
컬리·배민 등 특화 멤버십은 고전
쿠팡, 네이버, 신세계 등 유통 플랫폼 강자들이 ‘슈퍼멤버십’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멤버십 하나만으로 e커머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식 배달 등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추가 비용 없이 누리도록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이 기업의 핵심 수익원이 된 만큼 이 같은 멤버십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vs 네이버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1월 말부터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네이버플러스 월 구독료가 4900원,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가 월 5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구독료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주는 셈이다. 광고 없이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면 월 8600~1만2100원을 추가로 지불해 상위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네이버가 최근 공격적으로 추진 중인 멤버십 혜택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올 들어 쿠팡 로켓배송과 비슷한 네이버쇼핑 당일 배송을 시작한 데 이어 △음식 배달(요기요 무료 배달) △영화관(롯데시네마 할인) △편의점(CU·GS25 할인) △면세점(신라면세점 할인) 등 외부 제휴를 넓혔다. 그 결과 네이버플러스의 구독 유지율은 평균 95%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네이버플러스 누적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네이버의 멤버십 강화는 쿠팡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쿠팡 와우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명에 달한다. 쿠팡은 ‘록인 효과’(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를 만들고, 올초 배달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음식 무료 배달 서비스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가 e커머스, OTT, 음식 배달 등이 결합된 강력한 멤버십인 만큼 쿠팡과 경쟁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혜택 안 늘리면 생존 어려워”

두 회사에 멤버십 매출이 핵심 먹거리가 된 만큼 경쟁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창사 이후 최초로 첫 연간 흑자(약 6174억원)를 냈는데, 핵심 요인 중 하나가 ‘와우 회원 증가’(2022년 1100만 명→2023년 1400만 명)다. 네이버도 멤버십 구독료 매출이 2021년 688억원, 2022년 1187억원, 2023년 171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료 회원이 각종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구매하는 상품 매출까지 더하면 연계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혜택을 늘리면서 특정 카테고리의 버티컬 멤버십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요기요의 배달 특화 멤버십 ‘요기패스X’, 마켓컬리의 신선식품 멤버십 ‘컬리멤버스’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배민클럽’을 출시한 배달의민족도 가입자 확대를 위해 생필품 배달 등 추가 혜택을 넣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신세계 역시 G마켓·SSG닷컴 등 각 계열사 혜택뿐만 아니라 최근 포괄적 사업 제휴를 맺은 CJ그룹과 멤버십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선아/라현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