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모 '통금' 없앤다

서울시·고용부, 이탈 방지 대책

급여 지급 '월·격주급' 선택제로
체류기간 3년으로 연장도 추진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일부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무단 이탈 등 문제점이 나타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의 개선책을 마련했다. 인권 침해 논란을 낳은 밤 10시 귀가 의무를 없애고, 급여 지급 주기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이들의 체류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고용부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6일 발표했다. 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시작 한 달 만인 지난달 말 두 명이 무단 이탈하자 긴급 간담회와 대책 회의 등을 열어 개선안을 검토했다.개선안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이달부터 급여를 받을 때 월급제(월 1회) 혹은 격주급제(월 2회)를 선택할 수 있다. 지난달 가사관리사 긴급 간담회에서 ‘매월 20일에만 급여를 받으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릴 수 있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 조사 결과 이탈자를 제외한 98명 중 38명이 격주급제를 원한다고 했다”며 “근로계약서 변경 절차를 거쳐 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통금(통행금지)이라고 비판받던 밤 10시 귀가 의무는 폐지했다. 관리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6일부터 밤 10시 귀가를 폐지하고, 전면 자율 운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안전 확보를 위해 주말 외박 시에는 관리자에게 알리기로 했다. 관리사 한 명이 하루 두 가정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서비스 가정을 최대한 가까운 거리로 배치해 이동 시간을 줄여줄 계획이다.

가사관리사의 체류(비자) 기간을 늘려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용부는 현행 고용허가제(E-9)에 따른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 입국한 시범 사업 참여자의 체류 기간은 7개월에 불과하다.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시범사업 시행 한 달을 맞아 문제점을 돌아보고, 현장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드러난 문제점과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해 본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