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사기' 까다로운 나라인데…싱가포르서 불티난 한국차

현대차·기아, 싱가포르 판매 2배 질주 비결은

아이오닉5·6 친환경차 앞세워
현지인에 시승 등 마케팅 강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 상반기 싱가포르 차량 판매량이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작년 11월 현지에 문을 연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통해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상반기 현지에 등록된 현대차·기아 신차는 155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56대)의 두 배다. 현대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333대에서 941대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HMGICS를 방문한 현지인에게 시승 등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싱가포르는 차를 구입하기 까다로운 나라로 꼽힌다. 매달 두 번 열리는 경매를 통해 차량취득권리증(COE)을 구입해야 신차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세와 도로 이용세 등 각종 세금도 내야 한다. 현대차 아반떼(1600㏄)급 신차를 사는 데 최소 10만싱가포르달러(약 1억1300만원)가 드는 이유다.

현대차·기아는 싱가포르 시장 공략의 선봉에 친환경차를 세웠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등록세의 최대 45%를 환급해주는 점을 감안했다.

현대차는 HMGICS에서 아이오닉 6(사진) 등을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탄 아이오닉 5도 이곳에서 생산했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충전사업자 17곳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친환경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는 2040년까지 모든 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공용 버스 6000대 중 절반을 전기버스로 교체하고, 내년 1월부터는 경유 차량의 신규 등록을 중단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