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뜨거운 고용에 꺾인 '11월 빅컷'…"Fed 성급했다" 동결론까지 고개

"경제 연착륙 가능성 커졌다"
금리 0.25%P 인하 확률 급등

중동 불안이 '美 골디락스' 위협
국제유가 급등땐 인플레 부채질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호황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음달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미국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빅컷을 단행할 확률을 제로(0)로 보고 있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97.4%로 보고 있으며, 전에 없던 동결 확률도 2.6%로 나타났다.1주일 전만 해도 지난달에 이어 다음달 추가 빅컷이 이어질 가능성이 50% 이상, 불과 하루 전만 해도 30% 이상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4일 미 노동부의 올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9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25만 개를 넘으며 다우존스가 추정한 전문가 전망치(15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SNS에 “9월 고용보고서는 높은 중립금리 환경에 있다는 의구심을 확인해줬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적었다. 이어 “지나고 보니 9월의 0.5%포인트 금리 인하는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목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고 감속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난 게 아니라고 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필요 없다는 진단까지 내놨다. 그는 블룸버그통신에 “Fed 위원들은 지난달 빅컷 결정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언 린겐 BMO캐피털마켓 금리 전략가는 “이번 고용보고서는 Fed가 다음달 금리 인하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고용보고서 발표 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은 다음달 Fed의 금리 인하폭 전망치를 종전 0.5%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각각 낮췄다. BNP파리바는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며 점진적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중동 상황을 봤을 때 경계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WSJ는 “중동 지역의 갈등이 폭발하면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상승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며 “일자리 증가가 물가 상승 우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