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1위 된 윤이나…불붙은 'KLPGA 타이틀' 경쟁
입력
수정
지면A31
한달 만에 뒤바뀐 왕좌코로나19 때문에 축소 운영된 2020시즌을 빼면 수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강자 한 명은 꼭 있었다. 2021, 2022시즌에는 박민지(26)가, 2023시즌에는 이예원(21)이 투어를 지배했다. 이들 이름 앞에 ‘대세’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이유다.
윤이나, 올해 우승 1번뿐이지만
'톱 10' 12차례…상금 휩쓸어
대상포인트, 1위 박현경과 2점차
대회 5개 남았지만 1위 안갯속
박현경·이예원·배소현·박지영
다승왕 타이틀 경쟁 '4파전'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서
유현조 '신인왕' 타이틀 결정될 듯
그랬던 KLPGA투어가 올해에는 전혀 다른 ‘군웅할거’ 양상을 띤다. 윤이나(21), 박현경(24), 박지영(28)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5개 대회가 남았는데도 K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상금 10억원을 달성한 선수가 3명 이상 배출된 이유는 이들 간에 치열한 타이틀 쟁탈전이 펼쳐져서다.
윤이나 우승 1회로 상금왕 정조준
7일 현재 상금랭킹 1위(11억3610만원)를 달리는 선수는 윤이나다. 그는 전날 경기 여주 블루헤런GC(파72)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로 상금 9750만원을 더해 올 시즌 처음으로 상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 달간 상금 1위를 지킨 박지영은 이번 대회 기권으로 3위(10억6027만원)로 밀려났고, 박현경(24)이 상금 2위(10억7669만원)를 차지했다.올 시즌 KLPGA투어에는 ‘대세’라는 타이틀이 붙는 선수가 없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에도 상금왕을 포함한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선수가 없어서다. 상금랭킹 1위의 주인이 약 한 달 만에 바뀌었지만 1위 윤이나와 3위 박지영 간 격차는 7583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대상 포인트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1위 박현경(487점)을 2위 윤이나(485점)가 2점 차로 바짝 쫓고 있다. 3위 박지영(471점)과도 격차가 크지 않아 올 시즌 대상 주인공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1위 윤이나(70.04타)와 2위 박지영(70.09타), 3위 박현경(70.27타)이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고 있다. 남은 5개 대회도 선수 세 명이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파전으로 좁혀진 상금왕·대상 경쟁에 올 시즌 1승밖에 올리지 못한 윤이나가 가세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는 나란히 3승씩 기록하며 다승왕 경쟁을 하고 있는 박현경과 박지영보다 더 많은 상금을 챙겼다. 윤이나가 그만큼 굴곡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실제로 윤이나는 올 시즌 출전 대회 21개 중 17개에서 상금을 수령했고 그 가운데 우승 1회, 준우승 4회, 3위 3회 등 톱10에 12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최근 2개 대회에서 단독 2위, 공동 3위를 차지한 윤이나가 시즌 종료 때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오히려 타이틀 경쟁은 쉽게 끝날 수 있다.
‘3승씩’ 다승왕 경쟁도 여전
다승왕 경쟁도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다. 박현경, 박지영과 함께 이예원, 배소현(31) 등 네 명이 나란히 3승씩 거둬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한 시즌에 시즌 3승 이상 우승자가 4명 넘게 나온 건 KLPGA 역사상 두 번째이자 2015년 전인지(6승), 고진영, 박성현, 이정민(이상 3승) 이후 9년 만이다. 다만 지난달 배소현이 3승째를 쌓은 뒤 선수 네 명 가운데 한 달간 우승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다승 경쟁은 다소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5개 대회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들 중 1승이라도 추가하는 선수가 다승왕이 될 가능성이 크다.신인왕 경쟁의 추는 어느 정도 기울어졌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유현조(19)가 1870점으로 독주 체제를 굳혔다. 2위 이동은(20·1222점)에게 648점 차로 크게 앞서 있다. 격차를 조금 더 벌릴 경우 이르면 17일부터 나흘간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열리는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총상금 12억원) 때 신인왕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