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양책에 달리던 조선주 '제동'…원자재 가격 뛰고 경쟁 심화 우려

HD현대미포·현대重·삼성重
주가 한주새 9% 안팎 떨어져
철광석값 오르면 수익성 악화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조선주가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온 이후 울상을 짓고 있다. 하락하던 철광석 가격이 중국 영향으로 급등한 데다 경쟁 관계인 중국 조선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7일 HD현대미포는 3.17% 하락한 9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나온 이후 이날까지 9.2% 떨어졌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6.12%), HD현대중공업(-9.64%), 삼성중공업(-8.75%) 등 다른 조선주도 약세였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자 조선사 주가는 반대로 내려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박 한 척당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20% 이상으로 알려졌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4일 t당 91.8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t당 108.84달러에 거래돼 약 2주 만에 18.45% 올랐다. 철강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인상하면 조선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철광석을 포함한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다”며 “건설 수요가 회복되면서 당분간 철광석과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중국 조선주들은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급등하고 있다. 중국선박그룹(CSSC)은 지난달 24~30일 19.21%,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은 18.53% 상승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2008년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자 중국 조선사 주가는 2009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국내 조선사 주가는 부진했다”며 “중국에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들은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