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넘어 종합 에너지社 도약…매출 2배 도전"

김동명 사장, 중장기 비전 첫 공개

내년부터 ESS 전용 셀 양산
2028년 점유율 1등 등극 목표

UAM·선박·로봇 등 신사업 확대
金사장 "업계 리더 위상 지킬 것"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한 배터리 제조업체로 머무를 생각이 없습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항공교통(UAM) 등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사업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7일 5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장기 비전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납품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신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같은 외부 변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지난해 33조7455억원이던 매출을 2028년까지 67조원으로 두 배로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첫 장기 전략 공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 비전 공유회에서 이 같은 미래 전략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주력했던 사업 구조를 토털 에너지 솔루션으로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전략은 크게 △ESS, UAM 등 비(非)전기차 사업 확장 △리튬·인산철(LFP), 고전압 미드 니켈, 46 배터리(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등 배터리 제품군 확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배터리 관리 서비스(BaaS), 에너지 관리 서비스(EaaS) 등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 확대 △전고체, 건식 전극 공정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김 사장은 “새로운 전략을 통해 5년 내 매출을 두 배 늘리고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인센티브를 제외하고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을 10%대 중반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배터리 사업도 다각화

LG에너지솔루션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배경에는 전기차 캐즘이 있다. 그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3~5%포인트 감소한 20%대 초반 수준에 머물 것이란 이유에서다.

ESS를 4대 전략 중 으뜸으로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장세가 꺾인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ESS 시장에 방점을 두기로 한 것이다. LG는 2028년 미국 ESS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 위해 내년에 미국에서 ESS 전용 셀 양산에 나서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탈(脫)전기차 전략은 ESS에 국한되지 않는다. UAM, 선박, 로봇 등을 죄다 신사업으로 넣었다. 배터리 리스, 렌털, 재활용 등 다른 배터리 관련 서비스도 확대한다. EaaS 사업은 ESS 시스템 통합(SI)을 확대해 2028년까지 글로벌 3대 기업에 등극하는 게 목표다.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 공장에 대해선 2026년까지 운영 효율화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주력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시장 주도권을 잡은 뒤 2028년까지 고전압 미드 니켈 파우치형 제품과 건식 전극 공정을 활용한 LFP로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