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판 빨리해야" vs "尹 선거법 위반"…첫날부터 정쟁국감

법사위선 李 사법리스크로 논쟁
행안위·국토위, 김여사 집중거론
외통위는 '기밀 유출 논란' 공방
< 농해수위 국감장에 등장한 배추·벼 >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농산물이 등장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배추 가격에 대해 질의하는 모습. 뉴스1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부터 여야는 정쟁을 벌였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원회 국감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맞불을 놨다.

이날 대법원과 사법연수원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 국감에선 다음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및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1심 선고가 예정된 이 대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재판 선고 절차가 과도하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선고가 예정대로 이뤄지더라도 판결까지 26개월799일이 걸린 셈”이라며 “다른 사건에 비해 몇 배나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 대표가 불법 대북송금 의혹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 변경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공정하지 않다”며 문제 삼았다.반면 야당은 “검찰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차별해 수사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전현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검찰청 기자였던 김만배와 친분이 없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알 만한 정황이 충분히 있음에도 무죄 불기소 처분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주장이다.
< 농해수위 국감장에 등장한 배추·벼 >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농산물이 등장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벼멸구 피해를 본 벼와 정상 벼를 놓고 관련 질의를 하는 모습. 뉴스1
행정안전위와 국토교통위 국감에선 김 여사가 집중 거론됐다.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김태영·이승만 대표의 동행명령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해 국감이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21그램이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후원 업체라는 점을 근거로 불법 증축 의혹을 제기하며 두 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야당의 일방적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국토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등이 김 여사와 연관돼 있다고 주장하며 국토교통부에 근거 자료 제출을 압박했다.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에선 야당의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출석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직무 정지를 사유로 들어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낸 상태였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감장에 출석했다.

한편 외교통일위 국감에서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질의를 위해 제시한 자료를 놓고 ‘국가 기밀 유출’ 논란이 터져 나왔다. 해당 자료는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투표 판세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문건을 어디서 입수하셨나, 3급 비밀문서를 유출하는 건 엄중한 사안”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김 의원이 “제보받은 것”이라며 출처를 공개하지 않자,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3급 기밀문서가 노출된 건 국기를 흔드는 일이고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배성수/김종우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