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파운드리와 로직칩 설계 사업부 분사 안해"

"美텍사스 공장 프로젝트,상황변화 등으로 힘들어져"
파운드리및 로직칩 사업부 지난해 3조원 손실 추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현지시간)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과 로직칩 설계 사업을 분사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이재용회장이 로이터에 말했다.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삼성이 파운드리 또는 시스템 LSI 로직 칩 설계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로이터의 질문에 “우리는 사업을 키우기 원한다. 분사하는데는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필리핀을 방문중인 이 회장은 또 “삼성이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새로운 현지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가 "상황 변화 및 미국 대선으로 다소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삼성전자의 계약칩 제조 사업과 로직칩 설계 사업부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메모리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로직 칩 설계 및 계약 칩 제조 분야를 확장해왔다. 삼성은 2019년 대만 TSMC를 추월해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계약 칩 제조업체가 된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계약형 칩 생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한국과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여러 소식통들이 삼성이 확장된 생산 능력을 가동하기 위한 대량 주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4월에 테일러 공장 생산 일정을 당초 계획한 2024년 말에서 2026년으로 연기했으며, 고객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영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가 집계한 9명의 애널리스트의 평균 추정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해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에서 3조 1,8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가들은 두 사업부가 올해에도 2조 800억 원의 추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