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배 더 비싸도 해외가 좋다"…일본·베트남에 밀린 국내 여행

컨슈머인사이트, 국내·해외여행 만족도 비교
스위스 등 한국인 선망의 여행지 만족도 800점대
국내여행 만족도 701점
경쟁 관계인 일본, 베트남에도 크게 열세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여행보다 여행경비가 7배이상 높은 해외여행이 만족도는 훨씬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연례 여행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 소비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비용을 더 쓰고 심리적 충족감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는 지난 1년간(2023년 9월~2024년 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1만2073명과 국내에서 여름휴가(6월~8월) 목적의 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1만7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해외여행 만족도는 평균 727점(1000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8점 낮았다. 권역별로 유럽(756점)과 대양주(755점)가 거의 같은 수준에서 높았고, 이어 미주(738점), 아시아(722점) 순이었다. 대중적 여행지는 아니지만 아프리카(716점)도 아시아 평균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국가별로 보면 스위스가 81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오스트리아(811점)와는 1점 차이로 1, 2위를 다퉜다. 이어 하와이(801점), 스페인(799점), 체코(798점), 호주(789점) 순으로 유럽과 대양주가 다수를 차지했다.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이 가장 높은 만족도(755점)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튀르키예(747점, 12위), 인도네시아(736점, 16위), 마카오(734점, 17위), 베트남(728점, 19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은 701점으로 아시아 평균(722점)보다 크게 낮은 점수로 하위권인 26위에 위치해 캄보디아·홍콩·중국 등 아시아권 몇 나라만을 앞섰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와 해외여행을 대하는 심리적 수용도 차이를 감안해도 간신히 700점을 넘은 한국은 최하위권이라 할 수 있다"며 "국내여행과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에 비해서도 열세"라고 평가했다. 한국인이 제일 많이 찾는 중상위권 일본(755점)과는 50점 이상, 코로나 이후 한국인 여행비율이 가장 크게 높아진 중위권 베트남(728점)과는 30점에 가까운 큰 차이가 났다.
국내 해외여행 1인당 총경비.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올해 숙박여행 1회당 여행객이 지출한 경비는 국내 23만1000원, 해외 176만5000원으로 해외여행 경비가 국내여행의 7.6배에 달했다. 국내여행 경비는 2022년 평균 26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3년 23만7000원, 2024년 23만1000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물가, 환율 상승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는 아니지만 국내보다 해외여행에 지갑을 더 열고 심리적 충족감 역시 높았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해외여행은 이국에서의 독특한 경험, 새로운 문화와 환경 등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면서도 "7배 이상의 지출을 감내케 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중요한 연구 과제"라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