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이 동전 던진 '트레비분수' 못 본다…무슨 일?

연말까지 접근 제한
사진=연합뉴스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이 동전을 던지는 장면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분수가 유지 관리를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 이에 연말까지 관광객들의 접근이 제한될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이날 트레비분수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 유지관리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부터 분수 주변에는 주황색 그물 펜스가 설치돼 있다.이번 공사는 분수 하단부에 쌓인 석회암 퇴적물을 제거하고 균열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새 단장에 나서는 이유는 '가톨릭 희년(禧年·Year of Jubilee)'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하는 희년은 25년마다 돌아오는데, 내년 정기 희년이 예정돼 있다. 이를 맞아 전 세계에서 약 32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순례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당국이 유지관리에 나선 것이다.

내달부터는 분수대 물을 빼고 본격적인 청소에 나선다. 하지만 방문객들을 위해 분수대 위에 간이 통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구알티에리 시장은 이 통로를 통해 "전례 없이 가까이에서 걸작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구알티에리 시장은 분수 공사가 끝나면 관광객들에게 소액의 입장료를 걷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 관광을 담당하는 한 시의원은 입장료 액수는 최대 2유로(약 3000원)이라고 밝히며, 징수 목적은 수익이 아닌 방문자 수 조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트레비분수의 이름은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유명한 속설 때문에 전 세계인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 분수에 동전을 던지곤 한다.

이에 구알티에리 시장은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빌 수 있도록 동전 바구니를 마련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