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사건 키우는 친한계…"나경원·원희룡과 연관성 따져보자"

"이런 정도의 것을 김대남 혼자 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가 지난달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관련 사건이 당내 갈등의 씨앗으로 커질 조짐이다. 친한계 인사들은 김 전 행정관의 '공격 사주'가 개인의 일탈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면, 나경원·원희룡 캠프와의 연관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행정관을 겨냥하며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압도적으로 선택해 맡겨주셨다. 새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잘하겠다"고 밝혔다.그는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 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친한계 인사들도 공격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한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이들은 특히 '공격 사주'가 일어나던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와 경쟁한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정도의 것을 김대남 씨가 혼자 생각하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은 남아 있다"며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장 최고위원은 진행자가 '대표 경선 토론 때 원희룡 후보도 (김대남 씨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혹시 그 출처가 김대남 씨 출처와 같은 것인지'를 묻자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인지, 같은 출처인지, 같은 출처를 놓고 상의한 것인지, 전략을 짠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선 진상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그는 김 전 행정관이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에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나경원 캠프에 가게 됐는지, 왜 그 캠프에 있던 분이 그런 의혹을 제기했는데 다른 캠프 후보(원희룡)가 토론 과정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했는지, 그런 부분들은 조사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좌파 공작원하고 야합하고 내통해서 우파리더를 무너뜨리려고 했던 진영 범죄"라며 "김대남 개인의 일인극인지, 또 누군가와 같이 엮인 것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상한 것은 왜 몇몇 분들은 김대남 개인의 일탈행위다, 이런 식으로 규정을 하나"라며 "그렇게 얘기할 정도면 이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좌파 성향의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서울의소리 측이 최근 해당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알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