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급' 대책 없었지만…8일 만에 문 연 中 증시 여전히 '질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경절 장기 휴장을 마치고 재개장한 중국 증시가 여전히 뜨겁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융시장의 기대를 모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선 별다른 조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8일 중국 증시는 급등세로 출발했다. 중국 증시 주요 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6~10% 안팎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6.49%, 10.04% 급등세로 출발했다.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77% 뛰었다.특히 이날 열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기자회견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국경절 연휴(10월1∼7일) 이후 첫 업무일인 8일 장관급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패키지 증량 정책의 시스템적 이행, 경제 상승 구조 개선 및 발전 추세 지속 호전'을 주제로 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증량 정책이란 정부 투자와 국유기업 자금 운용 확대 등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기자회견에선 별다른 새로운 정책 발표가 이뤄지진 않았다. 이날 정산제 주임(장관급)은 "일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 기반엔 큰 변화가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 기본 원칙엔 변함이 없고, 연간 경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시장을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이며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하고 부채 위험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개장 후 급등했던 중국 주요 주가 지수는 상승 폭을 좁혔다.이번 기자회견은 국경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중앙정치국은 재정·통화정책과 역주기조절(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 강도 상향, 필요한 재정 지출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치국 회의에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와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한편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 증시 강세장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국경절 연휴로 휴장했던 중국 증시는 8일 재개장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